프레드릭
책표지 : Daum 책
프레드릭 (원제: Frederic)

글/ 그림 레오 리오니 | 옮김 최순희 | 시공주니어

※ 1968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 1967년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 선정작


’20세기의 이솝’이라 불리는 레오 리오니는 “꿈틀꿈틀 자벌레”(1961), “으뜸 헤엄이”(1964)”, “프레드릭”, “새앙쥐와 태엽쥐”(1970)로 칼데콧 명예상을 네 번이나 수상한 작가입니다. 그 중에서 오늘 소개하는 작품 “프레드릭”에는 사랑 받고 인정 받는 예술가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누군가에게 사랑 받고 인정 받는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일까요? 어쩌면 프레드릭의 모습은 작가로서 레오 리오니 자신이 꿈꾸고 희망했던 모습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프레드릭

헛간과 곳간 가까운 곳 돌담에 사는 들쥐 가족은 겨울을 대비해 밤낮없이 열심히 일을 하며 살아갔습니다. 단 한 마리, 프레드릭만 빼구요.

열심히 일하던 들쥐들이 왜 일을 하지 않느냐 묻자 프레드릭이 말합니다.

“나도 일하고 있어. 난 춥고 어두운 겨울날들을 위해 햇살을 모으는 중이야.”

어느 날, 풀밭을 내려다보고 있는 프레드릭에게 들쥐들이 이번엔 무얼하고 있는지 묻자 겨울엔 온통 잿빛이기 때문에 지금은 색깔을 모으고 있는 중이라 말합니다. 또 한 번은 조는 듯 보이는 프레드릭에게 무얼하는지 묻자 프레드릭은 기나긴 겨울을 위해 이야기를 모으고 있다 말합니다. 물론 그 사이에도 들쥐들은 쉴 새 없이 곡식을 모으고 있었죠. 하지만 누구 하나 프레드릭을 비난하거나 미워하지 않습니다. 프레드릭은 머리 속으로 꿈 꾸는 일을 하고 있고, 들쥐들은 몸으로 하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요.

프레드릭

마침내 겨울이 찾아왔고 모두들 돌담 틈새 구멍으로 들어가 지난 시간동안 모았던 먹이를 나누어 먹으며 행복하게 보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자 먹을 것들이 모두 떨어졌어요. 춥고 배고픈 혹독한 겨울날이 지속되자 들쥐들은 햇살과 색깔과 이야기를 모은다는 프레드릭의 말이 떠올랐어요.

“네 양식들은 어떻게 되었니, 프레드릭?”
들쥐들이 물었습니다.

프레드릭은 커다란 돌 위로 기어 올라가 들쥐들에게 햇살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눈을 감고 프레드릭의 이야기를 들은 들쥐들은 몸이 따뜻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프레드릭

프레드릭이 파란 덩굴꽃과 노란 밀짚 속의 붉은 양귀비꽃, 초록빛 딸기 덤불 얘기를 들려주자 들쥐들은 마음 속에 새겨진 색깔들이 또렷이 보였습니다. 프레드릭은 그간 모은 이야기들도 차례대로 들쥐들에게 들려 주었어요. 프레드릭이 이야기를 마치자 모두 박수를 치며 감탄을 했습니다.

“프레드릭, 넌 시인이야!”

프레드릭

‘시인’이라는 칭찬을 들은 프레드릭의 볼이 빠알갛게 달아 올랐네요. ^^ 이야기를 할 때는 동그랗던 눈도 수줍은 듯 살포시 내리떴어요. 햇살과 색깔과 이야기를 모을 때 반쯤 감긴 눈을 하고 있거나 눈을 살짝 감고 있었던 프레드릭의 눈은 이야기를 들려줄 때 동그랗게 커집니다. 일을 할 때 동그랗게 눈을 떴던 친구들의 눈은 이야기를 들을 때 살포시 감겨 있죠. “프레드릭”에 나오는 들쥐 친구들의 눈을 자세히 살펴 보세요.

프레드릭의 이야기는 여러 면에서 “개미와 베짱이”를 연상 시킵니다. 하지만  “개미와 베짱이”의 냉혹한 결말과 달리 프레드릭의 들쥐 친구들은 프레드릭이 하는 일을 인정해 주고 자신들이 애써 모은 곡식을 나누어 먹습니다. 그리고 먹을 양식이 동이 나자, 프레드릭이 모은 이야기 양식을 나누며 혹독한 겨울을 함께 이겨내죠. 따뜻한 햇살 한 줌이 그리운 계절, 온통 무채색 풍경 속에 웅크리며 틀어박혀 지내야 하는 혹독한 겨울을 위해 프레드릭이 모은 햇살과, 색깔과 이야기는 마음의 양식입니다. 프레드릭의 상상력의 힘을 믿어 준 들쥐 가족의 아름다운 마음, 그리고 기꺼이 모두가 함께 자신이 가진 것을 나누며 살아가는 이야기로 비슷한 소재의이야기에 다른 결말, 새로운 해석을 해냈다는 점에서 레오 리오니의 “프레드릭”은 돋보입니다.

우리의 삶이 힘들고 팍팍할 때 우리 곁에서 파란 덩굴꽃과 노란 밀짚 속 붉은 양귀비 꽃, 초록빛 딸기 덤불 얘기를 들려 줄 수 있는 그런 친구가 있다면 얼마나 든든할까요? 모두가 똑같은 선에서 똑같아야만 한다는 시야를 벗어나면 우리의 삶은 훨씬 더 풍요로워질 거예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화두를 놓고 나 스스로의 삶, 그리고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해 또 다른 시각에서 이야기를 전달하는 레오 리오니의 “프레드릭”은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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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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