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 작은 새
책표지 : Daum 책
잘 가, 작은 새 –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례식

(원제 : The Dead Bird)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 그림 크리스티안 로빈슨 | 옮김 이정훈 | 북뱅크
(발행 : 2017/03/25)

※ 2016년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 선정작
2017 가온빛 추천 그림책 BEST 101 선정작


“잘 가, 작은 새”는 1930년대 어린이 문학의 새로운 장을 열었던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의 고전 동화에 크리스티안 로빈슨의 일러스트를 입혀 새롭게 선보인 그림책입니다. 장례식 하면 떠오르는 음울하고 울적한 분위기와는 달리 아이들의 관점에서 밝고 사랑스럽게 그리고 따뜻하게 그려냈어요.

잘 가, 작은 새

아이들이 공원에서 죽은 새를 보았어요.

높은 빌딩, 커다란 나무, 초록이 우거진 넓디 넓은 공원 한 켠에 홀로 죽어있는 작은 새를 아이들이 발견합니다. 여우 가면을 쓴 아이도 있고 천사 날개를 단 아이, 연을 들고 있는 아이도 있어요. 죽어있는 쓸쓸한 작은 새와 달리 공원에서 신나게 놀던 아이들의 표정은 녹음이 우거진 공원처럼 밝고 명랑합니다.

잘 가, 작은 새

죽은 지 얼마 안 되었는지 몸이 따뜻했던 작은 새는 아이들 손안에서 조금씩 차가워지고 딱딱하게 굳어갔어요. 작은 새가 이제 다시는 하늘을 날 수 없다는 생각에 아이들은 슬펐지만 새를 찾아내 다행이라 생각했어요. 작은 새를 위해 숲 안에 무덤을 만들고 새를 묻어줄 수 있으니까요. 아이들은 작은 새를 묻어 줄 적당한 곳을 찾아 숲으로 갔어요.

뻣뻣하게 굳은 다리, 두 눈을 꼬옥 감고 있는 죽어있는 작은 새를 바라보고 있는 아이들의 표정에 놀람과 슬픔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이대로 슬픔 속에 머물러 있지만은 않았어요.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잘 가, 작은 새

아이들은 제일 먼저 땅을 팠어요. 그곳에 풀고사리 잎을 깔고 포도나무 잎으로 감싼 새를 눕힌 후 다시 풀고사리 잎으로 덮고 작은 흰제비꽃과 노란 들꽃을 올려 놓은 뒤 작은 새를 위해 작별의 노래를 불러줍니다. 둥글게 손을 마주 잡고 작은 새를 보내는 노래를 부른 아이들은 무덤에 흙을 덮고 그 위에 더 많은 풀과 꽃들을 놓아주었어요.

고사리손으로 정성을 다해 작은 새의 장례식을 치르는 아이들의 모습은 알콩달콩 소꿉놀이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온 마음을 다해 작은 새의 장례식을 치르는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이 그대로 담겨있어요.

잘 가, 작은 새

작은 새를 생각하며 눈물지은 아이들은 마지막으로 꽃 무덤 위에 돌 하나를 세우고는 돌 주변에 흰제비꽃과 들꽃을 심어주었어요.

죽음과는 대조적으로 생명력이 넘쳐나는 초록빛 풀밭, 그 작은 무덤가에 영롱하게 빛나는 어여쁜 풀꽃들이 작은 새의 죽음을 조금 더 숙연한 느낌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잘 가, 작은 새

아이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죽은 새를 찾아와 노래를 불러주었어요.
날마다 잊지 않고 싱싱한 새 꽃들로 무덤가를 꾸며 주었어요.
아이들이 작은 새를 까맣게 잊어버릴 그 어느 날까지.

여운이 남는 마지막 문장이 문득 무의식 저편에서 살고 있던 어린 시절의 병아리 무덤이며 물고기 무덤들을 소환하네요. 지금은 잊었지만 진실하고 진지했던 오래전 기억들…… 작은 새의 무덤가에서 다시 천연덕스럽게 놀이에 빠진 아이들의 모습에 미소를 짓습니다.

작은 생명을 보내준 역시나 작은 생명들의 진지하면서도 아름다운 하루를 사랑스럽게 그려낸 그림책 “잘 가, 작은 새”, 동글동글한 머리에 세모 네모난 몸집, 단순하면서도 친근하게 표현한 크리스티안 로빈슨의 사랑스러운 그림과 잔잔한 여운으로 이어가는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의 글이 잘 어우러져 오래도록 마음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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