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권 새 그림책, 이번 주엔 철학적인 내용을 다룬 그림책들 위주로 골라봤습니다.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그 녀석이 왔다!”, 죽음과 인생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 “물방물이 바다에 떨어지면”, 이웃에 대한 기발한 상상이 담긴 “이웃집 공룡 볼리바르”, 자아를 찾아 떠나는 모험 “커다란 양 힐다” 등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그리고 가족이나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읽고 가슴 깊은 이야기 나눌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순서는 가나다 순입니다.

그 녀석이 왔다!

그 녀석이 왔다!

(원제 : Comment élever un Raymond)
아녜스 드 레스트라드 | 그림 마리 도를레앙 | 옮김 유민정 | 그린북
(발행 : 2019/03/15)

어느 평범한 부부의 삶에 갑자기 등장한 ‘그 녀석’. 정체를 알 수 없는 그 녀석은 큰 소리로 울고 소리 지르며 부부의 달콤한 잠을 방해하고, 어떤 때는 뭘 해줘도 다 싫다고만 하고, 또 어떤 때는 열심히 먹고 놀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녀석을 바라보는 부부의 표정은 늘 사랑 가득하기만 합니다.

과연 그 녀석의 정체는 뭘까요? 여기서 힌트!

그 녀석에 대해 꼭 기억할 게 있어요. 그 녀석에게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는 거예요! 일단 들어오면 오래도록 나가지 않으니까요. 그 녀석을 집에 들이고 싶지 않다면 문과 창문을 단단히 잠가야 할 거예요. 그렇게 조심했는데도 그 녀석이 소파 위에 있다면 어쩔 수 없어요. 잘 키우는 수밖에요.

참고로, 글을 쓴 아녜스 드 레스트라드는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매일 매일 주고 받는 말들을 돈을 주고 사야지만 쓸 수 있다는 기발한 상상을 담은 그림책 “낱말 공장 나라”로, 그림을 그린 마리 도를레앙은 작가로서의 자신의 길을 발견한 한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 “딴생각 중”으로 한 번씩 소개한 적 있는 작가들입니다.


물방울이 바다에 떨어지면

물방울이 바다에 떨어지면

(원제 : La gota de agua)
글/그림 이네스 카스텔 브랑코 | 옮김 권혁주 | 한울림어린이
(발행 : :2019/03//07)

“물방울이 바다에 떨어지면”은 비교종교학자 라이몬 파니카(Raimon Panikkar)의 책을 읽고 감명 받은 작가 이네스 카스텔 브랑코가 그 내용을 우리 아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마음에 아이들의 언어로 다시 정리하고 아름다운 그림을 더해 만든 철학 그림책입니다.

지금까지 그림책에서 다룬 죽음은 사랑하는  사람, 소중한 존재와의 이별과 그로 인한 상처에 대한 것들이었습니다. 거기에 반해 이 책은 죽음 그 자체의 본질과 의미를 이야기합니다. 물방울이 바다에 떨어져 바닷물에 흡수되는 그 순간을 사람이 죽음을 맞이하는 순간으로 보고 생명의 역사와 순환을 은유를 통해 설명합니다.

물방울은 일정 시간 존재하다 강이나 바다로 흘러 들어가 그 존재가 사라집니다. 하지만 그것이 물방울의 소멸을 뜻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물방울이 바다로 떨어지건 터져버리건 물은 변함 없이 물로 존재하듯 생명은 사라지지 않고 새로운 생명으로 이어진다고 이 그림책은 이야기합니다.

죽음이란 무엇인지, 죽음 이후에는 어떻게 되는 것인지, 다양한 종교와 문화권마다 죽음에 대한 태도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섬세한 문장과 아름다운 그림으로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아기 돌고래 상괭이의 우리 바다 여행

아기 돌고래 상괭이의 우리 바다 여행

보리 | 그림 조광현 | 보리
(발행 : 2019/03/01)

“아기 돌고래 상괭이의 우리 바다 여행”은 제목 그대로 아기 상괭이를 따라 서해에서 출발해 남해를 거쳐 동해까지 여행을 하며 우리나라의 삼면을 둘러싸고 있는 바다의 생태와 거기에서 살고 있는 다양한 동물들에 대해서 배울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보리출판사와 함께 우리 생태를 세밀화로 담아내는 작업에 오랜 시간 공을 들여온 조광현 작가가 86종에 이르는 다양한 바다 동물들과 우리 자연을 멋지게 담아냈습니다.


이웃집 공룡 볼리바르

이웃집 공룡 볼리바르

(원제 : Bolivar)
글/그림 션 루빈 | 옮김 황세림 | 스콜라
(발행 : 2019/02/22)

“이웃집 공룡 볼리바르”는 우리 이웃에서 아무도 모르게 숨은 듯 살아가는 마지막 공룡 볼리바르의 이야기를 담은 200여 페이지 분량의 그래픽노블에 가까운 그림책입니다.

모두가 바쁘게 살아가는 도시 뉴욕 어느 골목에 지구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마지막 공룡 볼리바르가 은밀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볼리바르가 집안에 갇힌 채 숨어 지내는 건 결코 아닙니다. 오전에는 메트로폴리탄미술관에 가서 예술 작품을 감상하고 오후에는 센트럴파크를 거닐고 저녁에는 시장을 보고 밤에는 지하철을 타고 시내로 나가서 음악을 듣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은밀하게 살아가냐구요? 볼리바르가 사람들에게 주목받는 걸 원하지 않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굳이 애써 숨거나 사람들에게 발견되지 않기 위해 애쓰지는 않아요. 뉴욕처럼 모든 것이 바쁘게 돌아가는 복잡한 도시에서 시간에 쫓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자신들 곁을 스쳐 지나가는 누군가에게 시선과 관심을 줄 겨를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언제부턴가 볼리바르의 존재를 눈치 채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누군가가 나타납니다. 850만 명이 넘는 뉴욕 시민들 사이에서 은밀하게 살아가던 마지막 공룡 볼리바르는 그의 정체를 계속 숨길 수 있을까요? 아니면 대중들 앞에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될까요?

서로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 채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살아가는 우리 이웃들을 한 번쯤 돌아보게 해 주는 그림책 “이웃집 공룡 볼리바르”. 복잡한 도시에서 정신 없이 살아가는 우리들 모습을 담은 100여 장의 그림들 속에서 슬며시 우리 곁을 지나치는 공룡 볼리바르를 찾아보세요.


커다란 양 힐다

커다란 양 힐다

(원제 : Gilda the Giant Sheep)
글/그림 에밀리오 우르베루아가 | 옮김 유아가다 | 지양어린이
(발행 : 2019/03/12)

옛날 옛적에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양 힐다가 살았대요. 힐다를 돌보는 데만 스무 명의 양치기들이 필요했죠. 그렇게 많은 양치기들이 함께 일을 했지만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양 힐다를 돌보는 일은 너무너무 힘이 들었죠. 힐다를 돌보는 일에 지친 양치기들은 결국 힐다를 양고기 시장에 내다 팔기로 결정합니다.

그런데, 귀도 엄청나게 커서 멀리서 하는 말도 잘 들을 수 있었던 힐다는 양치기들이 자신을 죽이려 한다는 말을 듣자마자 도망칩니다. 목장을 탈출한 힐다는 도시를 떠돌며 자신이 살아갈 곳을 찾아보지만 크기만 하고 아무런 재주가 없는 힐다를 받아주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죠.

어마어마하게 커다란 양 힐다는 새로운 삶을 찾을 수 있을까요? 남들이 돌봐주는대로만 살아가던 힐다는 스스로 살아가는 법, 자기답게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을까요?

에밀리오 우르베루아가는 스페인에서 아주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절대로 말하지 않는 아이”, “학교 나무”, “세포가 뭐예요?” 등 국내에도 그의 작품들이 꾸준히 소개되고 있죠. 참고로 1993년 초판이 나왔던 “커다란 양 힐다”는 출간 25주년을 기념해 이야기를 재구성해서 2018년에 재출간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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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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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상어
아기상어
2019/04/01 11:51

와 다 읽어보고 싶네요 좋은 그림책 소개 감사합니다.

이 선주
Editor
2019/04/24 09:13
답글 to  아기상어

반갑습니다. 아기상어님.
하루 한 권 새 그림책은 좋은 그림책 더 많이 소개하고픈 마음에 가온빛에서 2019년 새롭게 기획한 코너예요. 많이 사랑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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