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식탁

할머니의 식탁

(원제 : Thank you, Omu!)
글/그림 오게 모라 | 옮김 김영선 | 위즈덤하우스
(발행 : 2019/07/18)

※ 2019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모든 걸 다 내어주실 것 같은 할머니의 모습은 세상 어느 곳이나 다르지 않습니다. 그림책 속 할머니의 모습도 그렇죠. 친근하고 푸근하고 넉넉한 모습의 할머니. 그런 할머니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넉넉해지는 것 같아요.

커다란 냄비 가득 스튜를 끓이고 있는 오무 할머니는 이 그림책 속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주실까요?

할머니의 식탁

길모퉁이 건물 맨 꼭대기 층에 혼자 사는 오무 할머니가 저녁으로 먹을 토마토 스튜를 끓이고 있어요. 커다란 냄비 가득 끓이고 있는 걸쭉한 토마토 스튜를 살짝 맛본 할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바로 이 맛이야! 오늘은 최고의 저녁을 먹게 될 거야.”

보글보글 스튜가 끓어요. 토마토 스튜의 맛있는 냄새가 창밖으로 멀리멀리 퍼져나가고 있어요.

할머니의 식탁

오무 할머니가 책을 읽으러 간 사이 토마토 스튜의 맛있는 냄새는 창문 넘어 문밖으로 복도로 거리로 온 동네로 솔솔~

그 냄새를 맡고 누군가 할머니 집문을 똑똑! 두드립니다. 복도에서 장난감 자동차를 가지고 놀던 아이였어요. 맛있는 냄새를 따라왔다는 꼬마에게 할머니는 스튜를 조금 나누어 주었어요. 따뜻한 스튜 한 그릇 받아든 아이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번집니다.

할머니의 식탁

오무 할머니의 스튜 냄새는 계속해서 온 동네에 퍼져 나갔어요. 똑똑! 똑똑! 문 두드리는 소리가 반복될 때마다 할머니 집을 찾아오는 사람들, 그들은 마치 미리 입이라도 맞춘 듯 똑같은 질문을 합니다. ‘아주아주 맛있는 냄새가 나더라고요. 무슨 음식이에요?’하고 말입니다. ‘걸쭉한 토마토 스튜’라는 할머니의 대답을 들은 이들의 반응 역시 한결같아요.

“아아아아, 스튜!
엄청 맛있겠네요.”

마치 살아서 너울너울 춤추는 것만 같은 할머니의 스튜 냄새, 으으으음, 아아아아, 오오오오~ 숨길 수 없는 기대감으로 가득한 이 한 마디에 할머니는 이들을 외면하지 못해요. 조금씩 덜어주고 또 덜어주고…

꼬마, 경찰관, 핫도그 장수 아저씨, 가게 주인, 택시 운전사, 의사, 배우, 변호사, 무용수, 제빵사, 미술가, 가수, 운동선수, 버스 운전사, 공사장 일꾼… 온 동네 사람이 모두 스튜 냄새를 따라 할머니 집을 찾아왔어요.

할머니의 식탁

덕분에 최고의 저녁 식사를 기대했던 할머니에게는 스튜가 하나도 남지 않았어요. 우울한 얼굴로 할머니가 텅 빈 냄비를 들고 식탁에 가서 앉았는데 또다시 누군가 똑똑 문을 두드립니다.

똑똑! 똑똑! 저마다 다른 색깔의 글자들이 통통 튀고 있어요. 어서 문을 열어 보라는 듯. 할머니의 스튜를 받아 간 이들이 저마다 자신의 저녁 식사 거리를 들고 할머니를 다시 찾아왔습니다. 텅 빈 할머니의 식탁은 이웃들의 사랑으로 풍성하고 행복하게 바뀌었어요. 조용했던 할머니의 집이 금세 생기로 가득해집니다.

걸쭉한 토마토 스튜를 끓인 오무 할머니의 커다란 냄비는 텅텅 비었지만,
할머니의 마음은 행복과 사랑으로 꽉꽉 찼어요.

그러고 보니 결국엔 ‘오늘은 최고의 저녁을 먹게 될 거야.’라고 말씀하신 할머니 예언이 꼭 들어맞았네요. 아낌없는 나눔으로 더 풍성하게 채울 수 있었던 오무 할머니와 이웃들의 행복한 저녁 식사 시간이었습니다.

작가 오게 모라는 어린 시절 넉넉하게 끓인 스튜 하나로 온 동네 사람들을 자신의 식탁 앞으로 모이게 했던 할머니의 따뜻한 마음을 기리며 이 그림책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림책 주인공 할머니의 이름인 ‘오무’는 나이지리아의 언어 이보어로 ‘여왕’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스튜 하나로 세상 사람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는 할머니야말로 진정한 능력자 여왕님입니다.

오늘 저녁 할머니의 식탁 앞에 모인 이들이 나누어 먹은 것은 모두의 마음속에 음식 그 이상 의미가 되었을 것입니다. 함께 한 이들과의 추억, 그리고 앞으로 꿋꿋하게 살아갈 힘을 그 한 끼의 식사를 통해 얻었을 테니까요. 넉넉하게 끓인 스튜를 아낌없이 이웃과 함께 나눠 먹는 할머니의 모습을 통해 나눔과 공유, 지역 사회와 공동체의 가치를 전해주는 그림책 “할머니의 식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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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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