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우리 집

“안녕, 우리 집” 속의 집을 들여다봅니다. 포근한 소파, 꽃무늬 쿠션, 검은색 다이얼 전화기, 아늑한 스탠드 불빛이 정겹습니다. 나무 계단 벽에 조로록 걸린 사진들이 사랑스럽습니다. 초록 화분, 듬직한 괘종시계, 저녁이면 돌아가 마음 편히 쉬고 싶은 집.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스며있고 엄마의 요리 냄새가 배어있는 따뜻하고 안락한 집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기억 속 우리 집을 떠올려 봅니다. 늦 여름 햇살에 옥상 가득 고추를 널어 말리시던 할머니의 뒷모습, 공부하다 곧잘 엎드려 잠들곤 했던 책상, 겨울밤 연탄 갈러 나가시던 엄마를 따라 내려가곤 했던 지하 보일러실 노란 백열등 불빛, 오래도록 빨간 꽃을 피우던 제라늄 화분, 늦가을 외할머니가 보내주신 땡감들이 빛깔 고운 홍시로 익어가던 천장 낮은 다락방이 떠오릅니다. 오랜만에 모인 가족들이 그때 그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며 울고 웃습니다. 기억 속에 남아있는 집은, 한편의 장편 영화이고 앨범 한 권에 다 못담을 사진들입니다.


안녕, 우리 집

안녕, 우리 집

(원제 : Home Is A Window)
스테파니 파슬리 레디어드 | 그림 크리스 사사키 | 옮김 이상희 | 비룡소
(발행 : 2020/05/14)

“안녕, 우리 집”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 아이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반갑게 아이를 맞이하는 엄마, 행복함이 묻어나는 식탁, 깨끗하게 정리 정돈을 마치고 나면 따뜻한 목욕을 하고 잠자리에 들어요. 옆집 아주머니네 불빛이 비쳐들어오는 고요한 내 방, 엄마의 뽀뽀를 받고 깊고 달콤한 잠에 빠져듭니다. 이 모든 평화로운 일상이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집입니다.

집은
정든 내 방 냄새가 나는 셔츠,
엄마가 들려주는 낯선 이야기
그리고 아빠가 고래고래 외쳐 부르는
온갖 낯익은…
노래예요.

집은 그리운 모든 것
그리고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세상이지요.

멀리 이사를 가도 집이 언제나 그대로인 건 집이 단순히 물리적 공간만을 의미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사로운 햇살, 창가의 커튼, 포근한 깔개, 작은 불빛, 조각 이불, 맛있는 냄새, 사소한 습관, 아련한 추억, 사랑하는 가족, 이 모든 것이 집이랍니다.

“안녕, 우리 집”은 공간에 깃든 집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게 만드는 그림책입니다. 추위와 더위 비바람을 막아주는 물리적 공간 개념을 뛰어넘은 집에 대한 따스한 성찰과 고찰이 깃든 글과 그림에 가슴이 뭉클해집니다. 여러분에게 집은 어떤 의미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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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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