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을 먹은 아기 고양이
책표지 : 비룡소
달을 먹은 아기 고양이 (원제 : Kitten’s First Full Moon )

글/그림 케빈 헹크스 | 옮김 맹주열 | 비룡소

※ 2005년 칼데콧 메달 수상작
※ 2004년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 선정작


담요에 집착하는 꼬마 생쥐 오웬의 이야기 내 사랑 뿌뿌” 로 1994년 칼데콧 명예상을 받았던 케빈 헹크스는 2005년 “달을 먹은 아기 고양이” 로 칼데콧 메달을 수상했습니다. 생쥐가 주인공인 이야기로 칼데콧 명예상을 받고, 그로부터 11년 후 고양이가 주인공인 이야기로 칼데콧 메달을 거머쥔 작가 케빈 헹크스.(^^ 왠지 동화같네요.) 그는 아이들의 마음을 잘 그리는 작가로 알려져 있어요. 특히 “내 사랑 뿌뿌”도, 오늘 소개하는 “달을 먹은 아기 고양이”도 그림책 속에 아이들의 마음을 잘 녹여냈다는 평을 듣는 작품입니다.

둥그렇고 커다란 보름달 아래 꽃밭에서 열심히 그루밍 중인 아기 고양이, 흑백의 그림 때문일까요? 커다란 달빛이 더욱 환하게 느껴집니다.

달을 먹은 아기 고양이

보름달을 처음 본 아기 고양이는 하늘에 조그만 우유 접시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러자 우유가 먹고 싶어졌지요. 아기 고양이는 살며시 두 눈을 감고 목을 쭉 뻗고, 혀를 쏙 내밀면 ‘닿을까?’ 생각했지만 아기 고양이가 핥은 것은 벌레 뿐이었어요. 가여운 아기 고양이, 더 가여운 개똥벌레. ^^

살포시 감았던 눈을 동그랗게 뜬 아기 고양이 표정이 너무나 귀엽죠? 우리 아이들 놀란 표정 같습니다.^^

달을 먹은 아기 고양이

우유 접시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아기 고양이를 기다리는 것 같았어요.

만만하게 생각했던 우유 먹기, ‘생각보다 쉽지 않네!’ 하는 표정으로 보름달을 슬쩍 곁눈질 하던 고양이는 엉덩이를 씰룩씰룩하다가 현관 맨 위 계단을 딛고 힘껏 뛰어올랐습니다. ‘내가 얌전히 먹어 주려고 했더니 안 되겠군….’ 이렇게 생각했을까요? 하늘에 뜬 작은 우유접시까지 힘껏 점프를 해보았지만, 아기 고양이는 그만 계단 아래로 굴러 떨어지고 말았어요. 그 바람에 코도 찧고, 귀도 부딪치고, 꼬리도 눌렸지요.

샐죽 토라진 듯 아기 고양이는 아까와는 달리 보름달을 살짝 외면한 채 돌아 앉았습니다. 하지만 눈은 여전히 하늘의 우유 접시를 향하고 있는 걸 보니 아직 미련이 남은 모양이네요.

달을 먹은 아기 고양이

아기 고양이는 이번에는 우유 접시를 쫓아 가기로 했어요. 폴짝폴짝 뛰어서요. 정원을 가로질러 들판을 지나 연못가에 이르를 때까지 우유접시를 쫓아 보았지만 어쩐 일인지 우유 접시까지의 거리는 전혀 좁혀지지 않아요. ‘오잉! 이게 무슨 일이래?’ 하는 표정이 되고만 아기 고양이. 잡힐 듯 말듯 아기 고양이의 애를 태우는 무심한 보름달.

다섯 컷으로 분할 된 장면에서 달을 향해 뛰고 뛰는 아기 고양이의 배경은 계속해서 변하고 있지만 달과 아기 고양이의 거리는 그대로 유지되는 장면은 보는 이에게 웃음을 선사합니다.

고양이가 실패 할 때마다 “우유 접시는 그 자리에서 그대로 아기 고양이를 기다리는 것 같았어요.” 라는 말이 되풀이 되지만, 보름달을 향해 아기 고양이가 취하는 동작은 조금씩 바뀌어 갑니다. 보름달을 따라잡지 못한 아기 고양이는 이번에는 화가 잔뜩 난 듯 보름달을 향해 발톱과 꼬리, 털을 세웠어요.

달을 먹은 아기 고양이

우유 접시를 포기할 수 없었던 아기 고양이는 가장 높은 나무 위로 올라갔어요. 하지만 우유 접시는 닿을 수가 없네요. 덜컥 겁이 나서 어쩔 줄 몰라하며 아래를 살피던 아기 고양이는 연못에 비친 달그림자를 보게 됩니다. 그런데 연못 안에 있는 우유 접시는 하늘에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커다래요. ‘와, 맛있겠다!’ 하고 생각하는 순간 겁은 어디로 싸악 달아나고 없습니다. 쏜살같이 나무에서 내려와 있는 힘껏 연못 속 우유 접시로 뛰어들었지요.

달을 먹은 아기 고양이

하지만 아기 고양이는 물에 흠뻑 젖어 버렸어요. 그 뿐인가요? 우유접시를 쫓아 이리저리 뛰어다녔더니 이제 슬프고 지치고 배도 고파지기 시작했어요. 아직도 미련이 남은 듯 달을 한 번 쳐다보고는 이내 타박타박 집으로 돌아가는 풀죽은 아기 고양이의 애처로운 뒷모습.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아기 고양이는 자기가 생각했던 것과 세상이 너무 다르다 생각했을까요? 고양이 등을 토닥여 주고싶은 생각이 드네요.

그렇게 왔던 길을 되돌아 집앞 현관에 와보니,

달을 먹은 아기 고양이

우유가 한가득 담긴
아주 아주 커다란 접시가
현관 앞에
있는게 아니겠어요!

우유 접시를 바라보는 아기 고양이에게서 지쳐보였던 방금 전의 모습은 온데간데 없네요. 바라만 보아도 힘이 솟는 슈퍼 파워~ 우유 접시!

아기 고양이 앞에 놓여있는 우유 접시는 다른 누구의 것도 아닌 바로 아기 고양이의 우유 접시였습니다.

달을 먹은 아기 고양이

온 숲을 다 돌아다녔으니 우유가 더 달고 맛있었겠죠? 아기 고양이는 아주 행복했대요. 배불리 먹고 포근하게 잠든 아기 고양이 모습에 보는 이도 행복해집니다.^^

그동안 친숙하게 알아왔던 케빈 헹크스의 그림풍에서 벗어나 묘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선 굵은 흑백 그림은 까만 밤 하얀 우유 접시를 만나는 아기 고양이의 모험을 좀 더 집중력 있게 보여줍니다. 다양한 화면 분할로 시간의 흐름과 고양이의 마음을 나타내고 있는점도 돋보이는데요. 무엇보다 호기심과 도전 정신으로 가득 찬 우리 아이들을 쏙 빼닮은 아기 고양이의 사랑스러움이 이 그림책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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