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빠이빠이 창문
책표지 : Daum 책
안녕 빠이빠이 창문 (원제 : The Hello, Goodbye Window)

노튼 저스터 | 그림 크리스 라쉬카 | 옮김 유혜자 | 삐아제어린이

※ 2006년 칼데콧 메달 수상작
※ 2005년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 선정작

■ 업데이트(2015/04/28) : 이 그림책은 “할아버지 댁 창문”이란 제목으로 엔이키즈 출판사에서 2015년 2월에 새로이 출간했습니다.


오늘 소개할 “안녕 빠이빠이 창문”“친구를 사귀는 아주 특별한 방법”의 작가 노튼 저스터가 글을 쓰고, 2012년 칼데콧 메달을 수상한 글 없는 그림책 “빨강 파랑 강아지 공” 의 크리스 라쉬카가 일러스트를 맡은 그림책입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2006년 칼데콧상 수상작 중 국내에 출간된 그림책들은 “일어나요 로자”를 제외하고는 모두 절판되었습니다. “안녕 빠이빠이 창문” 역시 가까운 도서관에서 빌려 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안녕 빠이빠이 창문

“빨강 파랑 강아지 공”에서 본 것처럼 크리스 라쉬카의 그림은 어린 아이들이 그려놓은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안녕 빠이빠이 창문”에서도 그런 느낌은 여전합니다. 마치 아이들의 그림일기를 들여다 보는 것 같습니다. 이삿짐 정리하다 해묵은 상자에서 나온 어린 시절 나의 (그림)일기장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기분도 살짝 들고 말이죠.

이 그림책은 맞벌이 하는 엄마 아빠 대신 하루 종일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보내는 한 여자 아이의 이야기입니다. 딸아이랑 함께 놀아주지 못해 미안한 엄마 아빠의 미안한 표정과는 달리 아이는 뒤도 안돌아보고 어디론가 깡총깡총 뛰어갑니다.

안녕 빠이빠이 창문

아! 바로 저기 창가에서 할아버지랑 할머니가 손녀딸을 기다리고 계셨군요.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는
창문이 많은 삼층집에서 살아요.
낮은 대문을 삐걱 열고 들어가면
뒷마당으로 이어지는 작은 길이 있지요.
그 길을 따라 걸어가면
부엌 창문 앞을 꼭 지나가게 돼요.
바로 안녕 빠이빠이 창문이에요.

안녕 빠이빠이 창문

이제야 그림책 제목이 이해가 가네요. 꼬마가 아침에 출근하는 엄마 아빠와 헤어져서 할아버지 할머니를 만나게 되는 곳이 바로 할머니댁 부엌 창문이었네요. 우리와는 생활방식이 달라서 좀 낯설기는 하지만 여하튼 꼬마에게는 매일 아침 엄마 아빠와 헤어지고 할아버지 할머니를 만나게 되는 곳이고, 매일 저녁 할아버지 할머니와 헤어져서 다시 엄마 아빠를 만나는 곳, 할아버지 할머니댁 부엌 창문. 바로 “안녕 빠이빠이 창문”이었군요.

안녕 빠이빠이 창문

할머니댁 커다란 부엌엔 신기한 것들이 엄청 많아요. 모두 아이의 장난감들이죠. 할아버지 마당은 아주 넓어요. 하루 온종일 할아버지와 신나게 뛰어노는 놀이동산입니다. (요즘들어 유아원이나 유치원에서의 불미스러운 일들을 자주 접하게 되는 우리들 입장에서 이런 환경은 참 부럽네요)

안녕 빠이빠이 창문

아이에게뿐만 아니라 할머니 할아버지에게도 사랑스런 손주 녀석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기쁨이겠죠. 할아버지 할머니의 무료한 일상을 반짝거리게 해 주는 청량제 같은 시간 아닐까요? 할머니의 부엌 가득 걸려 있는 손녀 딸내미의 그림들이 두 분의 마음을 보여주고 있는 듯 합니다.

하모니카를 불면서 동시에 물도 마실 수 있다며 허풍을 떨어대는 할아버지, 손녀와 나란히 창밖을 바라보다 창문에 비친 손녀에게 “어서 들어와, 저녁 먹어야지” 하면 바로 옆에 있던 아이가 “할아버지, 나 여기 있잖아요” 하면서 할아버지에게 매달리는 모습, 아이가 정원 가꾸기를 도와 드리려고 하면 덤불 속엔 호랑이가 있으니 절대 들어가지 말라며 말리는 할머니(가만히 있는게 도와드리는거겠죠? ^^)…… 그림책 속에서 펼쳐지는 아이와 할아버지 할머니가 함께 보내는 모습들을 보고 있자면 그냥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 같습니다.

심지어 이런 생각도 드네요. ‘아, 나도 빨리 할아버지 되어서 손주들이랑 재미나게 놀아주고 싶다!’ @!@ ^^

안녕 빠이빠이 창문

그렇게 하루가 가고 나면 엄마 아빠가 아이를 데리러 옵니다. 아침에 엄마 아빠와 헤어질땐 뒤도 안돌아보던 녀석이 대문 앞에 서서 발걸음을 떼지 못한 채 손을 흔듭니다. 안녕 빠이빠이 창문, 안녕 할머니, 할아버지! 하고 말이죠.

엄마, 아빠가 퇴근길에 나를 데리러 오면
난 집으로 돌아갈 생각에 기분이 좋아요.
하지만 할머니, 할아버지 곁을 떠나는 건 싫어요.
기쁜 동시에 슬픈 거지요.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된답니다.

나는 떠나기 전에 부엌 창문 앞에 서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빠이빠이 인사를 해요.

밖에서 보면 할머니, 할아버지 집에는 창문이 아주 많아요.
하지만 안녕 빠이빠이 창문은 딱 하나뿐이지요.
꼭 있어야 할 바로 그 자리에 있답니다.

엄마 아빠랑 함께 할 수 있어 기쁘지만, 할아버지 할머니와 헤어져야 해서 슬픈 아이의 마음, 할머니 할아버지가 언제나 영원히 그 자리에 있어 주기를 바라는 아이의 마음이 참 예쁘죠?

언젠가 나도 집이 생기면
안녕 빠이빠이 창문을 꼭 만들 거예요.
그때는 할머니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어떤 사람이 할아버지가 될지 모르지만
하모니카를 불 줄 아는 사람이면 참 좋겠어요.

할머니 할아버지와 아이가 함께 보내는 모습 보며 ‘아~ 나도 빨리 할아버지 되고 싶다!’ 했더랬는데…… 이 꼬마도 저랑 비슷한 꿈을 꾸고 있네요~ ^^

아쉽게도 절판이 되고 말았지만 아쉬워하고 말기엔 아까운 그림책 “안녕 빠이빠이 창문”, 아이 손 잡고 오랜만에 도서관 나들이 하세요. 꼭 한 번 빌려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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