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타인도 사랑할 수 있다고들 합니다. 나를 사랑하기, 그 시작은 내 몸을 사랑하는 것 아닐까요? 내 몸을 이해하고 사람마다 서로 다른 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법을 잘 담아낸 그림책들이 비슷한 시기에 출간되어서 함께 소개합니다.

우리 몸의 다양성과 소중함을 담은 “몸몸몸: 나의 몸 너의 몸, 다른 몸”과 월경에 대한 정보를 담은 “그날이야: 첫 생리를 앞둔 너에게” 두 권입니다.


몸몸몸, 나의 몸 너의 몸 다른 몸

몸몸몸

나의 몸 너의 몸 다른 몸
(원제: Hello Every Body!)
글/그림 서맨사 커시오 | 옮김 김보람 | 불의여우
(2022/09/01)

“몸몸몸: 나의 몸 너의 몸 다른 몸”은 인종, 장애, 젠더 등의 이슈에서 우리도 모르게 갖고 있을지도 모를 편견을 걷어내고 우리 각자의 몸의 다양성을 존중해야 함을 재미있으면서도 조금은 엉뚱한 스타일의 그림들을 통해 가르쳐줍니다. 그 존중의 출발점은 바로 내 몸을 소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는 사실과 함께 말이죠.

몸몸몸, 나의 몸 너의 몸 다른 몸

우리 몸은 모두 다르게 생겼어.
그래서 더 멋지지.
모양도, 움직이는 모습도 모두 특별해.

이것만은 꼭 기억해.
네 몸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고,
오직 너를 위한 것이야.

몸이 보내는 신호에 관심을 갖고 늘 사랑해 줘.
모든 몸은 정말정말 멋지거든.
네 몸도 마찬가지야!

이 그림책의 매력은 세 가지입니다.

첫 번째 매력은 몸의 다양성이란 주제에서 우리의 생각이 미치지 못했던 부분들까지 아우른다는 점입니다. 휠체어나 인공 팔과 다리, 심지어 장루 주머니까지도 우리 몸의 일부로 보고 그런 보조 장치들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가야만 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배려도 잊지 않았습니다. 인종에 따른 타고난 차이뿐만 아니라 문신처럼 후천적인 것도 개성 또는 문화적 다양성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매력은 에둘러 말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우리 몸의 각 부분의 명칭을 부르는 것을 터부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혹시나 그런 분들은 이 그림책을 펼쳤다가 화들짝 놀랄지도 모릅니다. 그런 반응이야말로 잘못된 고정관념과 편견에서 비롯되었음을 인정하고 그냥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제 막 자신과 타인의 몸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아이들에게 자기 몸의 일부는 부끄러운 것이고 가급적이면 감추고 언급해서는 안되는 것으로 가르치실 건가요? 아니면 자기 몸을 당당하게 사랑할 줄 아는 아이로 키우실 건가요? 선택은 독자의 몫입니다.

세 번째 매력은 다양성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수많은 사람들의 개성 넘치는 모습들을 재미있고 친근하게 그려낸 독특한 그림체입니다. 두 번째 매력 에둘러 말하지 않는 직설적 표현에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의 마음도 서맨사 커시오의 독특하면서도 매력적인 그림 덕분에 살짝 열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날이야, 첫 생리를 앞둔 너에게

그날이야

첫 생리를 앞둔 너에게
(원제: That Time of the Month)
로지 케수스 | 그림 아리아나 베트라이노 | 옮김 이계순 | 풀빛
(2022/08/31)

“그날이야: 첫 생리를 앞둔 너에게”는 제목 그대로 초경을 앞둔 여자 아이들에게 생리는 왜 하는 것인지, 생리 기간에 우리 몸에는 어떤 변화가 알이나는지, 생리용품들은 어떻게 사용하는지 등등 생리에 대한 꼭 필요한 정보들을 간단명료하게 가르쳐주는 그림책입니다.

초경 연령이 점점 낮아지고 있다고 하죠. 이 책에는 8살에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고 나오는데(영국 작가들입니다), 보도자료들을 찾아보니 2020년 기준 우리나라 여자 아이들의 평균 초경연령은 12.6세고 조기초경 연령은 10.5세라고 합니다. 기존에 나와 있는 생리 관련 책들은 초등학교 고학년에 맞춰 만들어진 것에 비해 이 그림책은 점점 낮아지는 초경 연령에 맞춰 저학년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그날이야, 첫 생리를 앞둔 너에게

생리를 한다는 건,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는 뜻이에요.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는 뜻이다’, 우리 딸아이 초경 때에도 관련 책을 선물하고 조촐한 파티도 열어줬었는데 그때 우리 부부가 아이에게 해준 말이기도 합니다. 참고로 그림책 뒷부분에는 생리와 생리에 따른 여성 신체의 변화 등에 대한 정보가 추가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초경을 앞둔 여자 아이들에게 자신의 몸의 변화가 긍정적인 성장의 과정임을 가르쳐는 그림책, 엄마 아빠의 응원의 마음을 담아 선물하기 좋은 그림책 “그날이야”, 온가족이 함께 읽어보세요~

※ ‘생리’라는 말이 적합한 것인가에 대해 문득 궁금해집니다. 월경의 순우리말인 ‘달거리’와 이 그림책의 원제 ‘That Time of the Month’가 뜻은 비슷하지만 ‘달거리’라는 말은 직설적인데 반해 ‘That Time of the Month’은 은유적으로 에두른 듯한 느낌입니다. 잠깐 찾아보니 ‘월경’이란 표현을 터부시해서 일종의 생리 현상으로 뭉뚱그려 ‘생리’라고 표현해왔던 것이니만큼 ‘월경’이란 표현으로 대체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 우리 딸아이에게 선물했던 책은 “초경, 준비됐나요?”(카렌 그라벨, 제니퍼 그라벨 / 책그릇 / 2009)라는 책이었는데 지금은 절판되었네요.

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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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진
정유진
2022/11/04 10:24

추천 감사합니다~ 읽어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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