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는 왜 귓가에서 앵앵거릴까?

모기는 왜 귓가에서 앵앵거릴까?

(원제 : Why Mosquitoes Buzz In People’s Ears)
버나 알디마 | 그림 리오 딜런, 다이앤 딜런 | 옮김 김서정 | 보림
(발행 : 2003/11/30)

※ 1976년 칼데콧 메달 수상작


1933년생 동갑내기인 리오 딜런과 다이앤 딜런은 파슨스 디자인 스쿨에서 만나 1957년에 결혼한 이후 2012년 리오 딜런이 사망하기까지 50여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 작업하며 여러 민족의 다양한 문화와 풍습이 담긴 그림책을 출간한 그림책 작가 부부입니다.

“모기는 왜 귓가에서 앵앵거릴까?”는 버나 알디마가 아프리카의 옛이야기를 토대로 쓴 글에 딜런 부부가 함께 그림을 그린 그림책으로 1976년 칼데콧 메달을 받은 작품이에요. 이듬해인 1977년에는 아프리카 26개 부족의 전통과 관습을 영어 알파벳 A-Z로 묘사한 그림책 “Ashanti to Zulu”으로 2년 연속으로 칼데콧 메달을 받았습니다.

모기는 왜 귓가에서 앵앵거릴까?

농부가 자기만큼이나 커다란 고구마를 캐는 걸 봤다며 모기가 수선을 떨자 짜증이 난 이구아나는 나뭇가지로 귀를 막고 자리를 떠났어요. 짜증 난 이구아나의 표정이 너무나 리얼해 쿡쿡 웃음이 납니다. 이구아나 앞에서 수다를 떠는 모기 역시 진중하지 못하고 가벼워 보이는 모습을 아주 잘 표현했어요.

이 둘은 몰랐지요. 이 작은 사건 하나가 숲에 어마어마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게 될 줄은.

모기는 왜 귓가에서 앵앵거릴까?

이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이어집니다. 이구아나의 행동을 오해한 뱀이 토끼 굴에 숨고, 토끼는 뱀을 보고 놀라 도망을 치고, 그 모습을 본 까마귀의 소동에 원숭이가 놀라고… 허풍에서 시작된 짜증, 그리고 오해로 이어지며 사건이 불붙은 듯 온 숲을 뒤덮습니다. 급기야 이 소동에 아무런 관련 없던 아기 올빼미가 죽게 되면서 숲의 긴장감이 극대화되지요.

화면 왼쪽에는 동물들이 자기 방식대로 상황을 판단하고 오해하는 장면을 보여주고 있고 오른쪽에는 오해 때문에 또 다른 상황이 전개되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요. 동물들의 눈동자가 상황을 실감 나게 잘 묘사하고 있습니다.

모기는 왜 귓가에서 앵앵거릴까?

아기 올빼미의 죽음 때문에 슬픔에 빠진 엄마 올빼미는 해님을 깨우는 일을 하지 않았어요. 그러자 숲은 끝없는 밤만 계속되었어요. 밤만 계속되는 컴컴한 하늘은 긴장과 갈등의 상황을 더욱 고조시키는 것처럼 보입니다. 결국 동물의 왕인 사자가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숲속 동물들을 모두 불러들였어요. 사자는 이 소동의 원인을 찾아 얽힌 실타래 풀듯 차근차근 풀어가기 시작합니다.

사자 앞에 불려온 동물들이 자기가 한 행동의 이유를 대면 원인으로 지목된 동물이 화들짝 놀라는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원숭이가 까마귀 때문이라고 하자 까마귀가 깜짝 놀라 펄쩍 뛰고 있어요. 그렇게 거슬러 올라가고 올라가다 보니 최종 원인은 모기의 터무니없는 거짓말 때문이라는 게 밝혀졌죠. 다 함께 모기를 혼내주기로 하자 그제야 마음을 푼 엄마 올빼미가 해님을 불렀답니다.

모기는 왜 귓가에서 앵앵거릴까?

모기는 그 광경을 덤불에 숨어서 지켜보고 있었어요. 잘 숨어있어서 아무한테도 들키지는 않았지만 가슴이 뜨끔해진 모기는 그때부터 사람들 귓가를 떠돌면서 이렇게 속삭이게 되었다고 합니다.

“애애앵! 아직도 다들 나한테 화가 나 있어?”

모기가 귓가에서 이렇게 물어본다면 여러분은 뭐라고 대답할 생각인가요? 모기의 속삭임을 듣고 있는 사람의 표정이 참 재미있습니다. 그 표정이 다음에 찾아올 상황을 예고하고 있어요. ^^

그림책을 찬찬히 살펴보면 모든 페이지에 분홍색 작은 새 한 마리가 등장한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숲속 소동에 개입하지 않는 작은 새는 처음부터 모든 사실을 세세히 지켜보는 유일한 존재지만 이야기에는 등장하지 않아요. 특정 상황에 놀라 호들갑 떨고 자기 방식대로 해석하는 동물들과는 구분이 되는 존재가 바로 이 작은 새입니다. 요리조리 고개를 돌리고 장소를 옮겨가며 계속해서 상황을 주시하는 작은 새, 작가는 어떤 상황을 만났을 때 어떻게 판단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작은 새를 통해 보여주는 듯합니다.

섣부른 행동과 판단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 재미있는 이야기로 풀어낸 그림책 “모기는 왜 귓가에서 앵앵거릴까?”, 화려한 색감, 동물들의 풍부한 표정이 재미난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살려내고 있습니다.


내 오랜 그림책들

칼데콧 수상작 보기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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