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놀자!

얘들아 놀자!

글/그림 박현민 | 달그림
(2022/01/7)

※ 위로 펼치는 형식의 그림책이라 이미지가 세로로 길어서 그림을 두 장씩 나란히 옆으로 묶어 편집했습니다. 


봄의 놀이터를 좋아해요. 왁자지껄한 아이들 소리에서 에너지를 얻거든요. 해마다 꽃 필 무렵이면 봄바람 타고 꽃씨처럼 놀이터로 모여드는 아이들,  벤치에 앉아 그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자면 저절로 몸과 마음이 충전되는 듯한 기분이 들곤 하지요. ‘얘들아, 노~올자~!’ 마법의 외침 소리가 그리워지는 날입니다.

박현민 작가의 첫 번째 그림책 “엄청난 눈”을 보고 봄날 놀이터에서 에너지를 충전하는 기분이 들었어요. 엄청난 눈 속에서도 기죽지 않고 물러나지 않고 재미난 놀 거리를 찾는 아이들, 그 에너지가 지구를 들썩들썩! 아이들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캄캄한 밤에도 여전히 즐겁게 놀 궁리 중입니다. 새까만 밤 어둠 속 흥겨운 놀이 한바탕, “얘들아 놀자!” 소리 들리면 주저하지 말고 여러분도 얼른 달려오세요. 거기에 우리가 있어요.

깜깜한 밤이에요.
우리는 몰래 놀이터에 놀러 갈 거예요.

얘들아 놀자!

문이 열립니다. 까만 배경 속 문틈 사이로 새어 나오는 노란 불빛이 따스하고 정겹습니다. 밖으로 나온 두 아이, 노란 불빛이 어두운 밤길을 밝힙니다. 노란색은 멈추지 않는 아이들의 에너지 같습니다. 집 안에서 집 밖으로 아이들이 그 에너지를 끌고 나왔어요.

계단을 올라 주르륵 미끄럼틀을 타고… 흠 뭔가 좀 시시합니다. 좀 더 격하게 놀아봅니다. 아, 그래도 어딘가 부족한 느낌이에요. 상상력이 필요한 순간입니다. 킥보드를 들고 자전거를 끼고 힘차게 계단을 오릅니다. 하늘 끝까지라도 이어질 듯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 그 끝에서 힘차게 내려오다 뱅그르르~

얘들아 놀자!

야호! 이 정도는 돼야죠!

돌고 돌고 돌아 그 넘치는 에너지가 달까지 닿을랑 말랑, YES! 소리가 밤하늘 가득 울려 퍼질 만큼! 이 정도는 되어야 제대로 논거에요. 이것이 진정한 놀이의 세계지요.

좀 더 신나게 좀 더 재미있게 놀기 위해 온갖 상상력을 모두 동원하는 두 아이, 캄캄한 어둠 속에서 두 아이의 몸동작만으로 표현된 그림을 보면서 상상해 보세요. 아이들은 지금 무얼 하고 노는 중일까? 그림책이 두 배로 재미있어집니다.

신나게 놀고 또 놀다 그래도 부족한 것 같을 땐… 용기를 내야 할 시간입니다. 캄캄한 허공에 대고 커다랗게 소리를 질러야 해요. 바로 이렇게요.

얘들아 노올자!

그 소리는 무엇을 불러왔을까요? 그다음 장면은 꼭 그림책으로 확인해 보세요. 틀림없이 아~하고 놀라고 하하! 커다란 소리로 웃게 될 겁니다. 당장 달까지 날아 올라갈 만큼 벅찬 감동의 순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온몸이 근질근질, 엉덩이가 들썩들썩하는 아이들, 지구가 떠들썩할 정도로 뛰어놀고픈 아이들. 그러고 보니 이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아이들은 “우리는 달린다”의 아이들과 꼭 닮아있네요. 아이들은 뛰어야 하고 소리쳐야 하고 달려야 해요. 웃어야 하고 상상해야 합니다. 그리고 함께 놀아야 하지요. 그래야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랍니다. 그래야 세상이 건강해집니다.

밤에 노는 건 도깨비뿐이라고 엄마가 말씀하셨죠.
가끔씩 깜깜한 밤에 아이들이 노는 소리가 들리면
함께 놀고 싶어서 창밖을 한참 바라봤어요.
같이 놀자고 부르길 기다리면서요.
발을 동동 구르다 뛰쳐나가게 만드는 마법의 외침 소리를 알고 있나요?
“얘들아, 노~올자~!”

– 작가의 말 중에서

“얘들아 놀자!” 속에서 어린 시절 내 모습을 찾아보셨나요? 우리 아이 모습 찾아보셨나요? 별빛 총총 캄캄한 밤이어서 설레고 환한 낮이어서 기쁘고 무엇을 해도 신나고 즐거웠던 우리들의 어린 시절이 담겨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그 아름다운 유년의 시간이 즐겁고 설레고 기쁜 선물 같은 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함께 읽어보세요 : 놀자!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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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미
정선미
2022/03/25 23:25

까만 종이 위에 아이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콩닥콩닥거리는 느낌을 가지게 되는 마법같은 책입니다. 나도 같이 놀고 싶습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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