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인권 선언 시리즈
책표지 : 노란돼지
우리 가족 인권 선언 시리즈

엘리자베스 브라미 | 그림 에스텔 비용 스파뇰 | 옮김 박정연 | 노란돼지
(발행 : 2018/02/28)


사람들은 누구나 평등하고, 태어날 때 지닌 모습 그대로 존중 받을 권리가 있으며, 자신만의 꿈을 꾸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살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우리 아이들에게 재미있게 가르쳐주는 그림책 “우리 가족 인권 선언” 시리즈는 아래와 같이 모두 네 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딸 인권 선언
  2. 아들 인권 선언
  3. 엄마 인권 선언
  4. 아빠 인권 선언

딸과 아들, 그리고 엄마와 아빠가 각자 15가지의 권리들을 선언합니다. 하나씩 읽어보면 지극히 당연한 권리들이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 어딘가에서는 이 권리들을 빼앗긴 채 고통받는 이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요즘 쏟아지는 뉴스들을 보면 아주 먼 곳이 아니라 바로 우리 이웃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기도 합니다.

딸, 아들, 엄마, 아빠로 이어지는 순서는 자신의 권리를 지킬 힘이 가장 약한 순으로 정한 것 아닐까 생각됩니다. 요즘 가정 내에서야 딸과 아들을 차별하거나 딸이라는 이유만으로 상처를 주는 일은 거의 없겠지만, 가족의 범위를 벗어나 ‘딸’이 아닌 ‘여자’라는 존재로 인식되는 순간 수많은 차별과 폭력들에 노출되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으니까요.

딸 인권 선언
“딸 인권 선언” 제10조 ‘말괄량이’ 취급을 받지 않으면서, 큰소리로 울부짖거나, 맞서 싸우고, 화를 낼 수 있는 권리

딸과 아들의 인권 선언을 비교하며 읽어보세요. 작가들은 단순한 남녀 성차별 뿐만 아니라 여성과 남성 각각의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 역시 버려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과 차별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딸 인권 선언

아들 인권 선언

제1조 흐트러진 옷차림을 하고, 헝클어진 머리를 해도 될 권리. 넘어져 상처가 나고, 마음껏 까불 수 있는 권리. 눈물이 날 땐 울고, 위로받을 수 있는 권리.
제2조 구슬치기, 운전하기, 로켓 만들기, 서커스, 비디오 게임을 할 수 있는 권리. 깔끔하고, 향기 나고, 우아하고, 차분하고, 얌전할 수 있는 권리.
제3조 수학을 잘하고 국어에는 뛰어나지 않아도 될 권리. 인형 놀이, 소꿉장난, 엄마 아빠 놀이, 고무줄놀이, 돌차기 놀이를 할 수 있는 권리.
제4조 나무에 기어오르고, 오두막을 짓고, 울타리를 뛰어넘을 수 있는 권리. 독서와 작문을 잘하면서 수학왕이 되지 않아도 될 권리.
제5조 운동화와 점퍼, 멜빵바지, 반바지를 입고, 야구 모자를 쓸 수 있는 권리. 무언가를 만들지 못해도 되고, 못 박을 줄 몰라도 될 권리. 손이 지저분해지는 일을 싫어해도 될 권리.
제6조 파란색, 까만색, 카키색…… 마음에 드는 모든 옷을 입을 수 있는 권리. 분홍색, 노란색, 보라색, 그리고 마음에 드는 모든 색깔의 옷을 입을 수 있는 권리.
제7조 트럭 만드는 사람, 판사, 공장장, 경찰, 대통령, 조각가, 외과 의사 등 원하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 네일 관리사나 초등학교 교사, 무용수, 간호사, 가정부 등 원하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
제8조 유도와 활쏘기, 권투, 축구, 펜싱 등을 배울 수 있는 권리. 발레를 배우거나, 플루트나 하프 학원에 등록할 수 있는 권리.
제9조 추리 소설, 모험 소설, 공포 소설을 읽고, 무서운 영화를 보고 즐길 수 있는 권리. 연애 소설이나 시, 요정 이야기 읽기를 좋아할 권리. 영화 보며 울 수 있는 권리.
제10조 ‘말괄량이’ 취급을 받지 않으면서, 큰소리로 울부짖거나, 맞서 싸우고, 화를 낼 수 있는 권리. ‘계집아이 같다’는 말을 듣지 않으면서, 수줍음을 타고, 겁을 낼 수 있는 권리. 싸움을 좋아하지 않으며, 근육질이 아니어도 될 권리.
제11조 바느질이나 뜨개질 하는 법, 정돈하는 법도 몰라도 될 권리. 바느질이나 뜨개질, 다림질, 정리 정돈 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권리.
제12조 아기의 기저귀를 갈거나 코를 풀어 줘야 할 때, 하기 싫다고 표현할 수 있는 권리. 아기의 코를 풀어 주고, 닦아 주고, 기저귀를 갈며, 아기를 돌볼 수 있는 권리.
제13조 아주 짧은 머리를 할 수 있는 권리. 긴 머리, 하나로 묶은 머리, 땋은 머리, 레게 머리를 할 수 있는 권리.
제14조 언제나 공주님 같지 않아도 될 권리. 매일 슈퍼 히어로가 되지 않아도 될 권리.
제15조 남자든 여자든 좋아하는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권리. 남자든 여자든 좋아하는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권리.

15개의 권리 목록들 모두 읽어보셨나요?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딸 하나만 20년 키운 아빠가 보기엔 우리 딸들의 권리들이 보장되려면 우리 사회와 아들 키우는 엄마 아빠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들 둔 부모님들, 그리고 우리 사회는 아직까지 젠더 감수성의 올바른 인식과 교육에 소극적인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6년 ‘가임기 여성 출산지도’가 그 좋은 예가 아닐까 싶습니다. 최근 벌어지는 미투 운동과 함께 우리 모두의 관심으로 이 부분에 대한 인식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우리 딸들이 보다 안전하고 건강하게 객체가 아닌 주체로서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겠지요.

※ 행자부, 사과 한 마디 없이..’가임기 여성 지도’ 하루 만에 문 닫아(경향신문, 2016/12/30)

엄마 아빠의 권리 선언은 제 개인적으로는 그다지 공감이 되지 않았습니다. 2차대전 기간중에 출생한 고령의 글 작가와 요즘 엄마 아빠들 사이에는 약간의 괴리감이 존재하는 듯 합니다. 또, 아빠 권리 선언 제2조의 ‘엄마처럼 할 수 있는 권리’의 경우에는 과연 아빠들이 이런 걸 자신들의 권리라고 주장하고 싶을까요?

한밤중에 아이가 오줌을 누거나 악몽을 꿨을 때 잠에서 깨 일어날 권리. 갓난아기의 기저귀를 갈고, 응석을 받아 주고, 학교 안 가는 날에 놀아 줄 권리(아빠 권리 선언 제2조)

아빠들이 주장하는 권리라기보다는 글 작가 할머니가 남자도 가사와 육아를 분담해야 한다는 훈계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데 요즘 대한민국 아빠들 이런 일 안하면 집에서 쫓겨나지 않을까요…… ^^

딸 인권 선언, 아들 인권 선언은 아이들에게도, 아이들 키우는 엄마 아빠에게도 좋은 내용들이어서 자신 있게 추천합니다. 엄마 아빠 인권 선언은 엄마 아빠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

국제앰네스티의 추천사로 글 마무리 합니다.

이 책은 남녀 모두의 평등을 존중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 주기 위해 쓴 재미있고도 의미 있는 권리 목록을 담고 있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고정관념과 차별을 깨트리는 “우리 가족 인권 선언”을 응원합니다. 각 가정에서 이 목록을 가지고 활발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국제앰네스티


※ 국제앰네스티가 추천하는 그림책

이 인호

이 인호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 수다에 체력 고갈되어가는 아내를 18년째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남편. 한때 아내가 쓴 딸아이 육아일기에 '396개월 남아'로 등장했었던 그 남아. 그림책 좋아하는 542개월 남아로 폭풍 성장 중 ^^ | 2015년 7월 | ino@gaonbit.kr

3 Replies to “우리 가족 인권 선언 시리즈

  1. 15조 남자든 여자든 좋아하는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권리? 동성애를 할 수 있는 권리라고 하는거죠? 미친거 아십니까? 이런 더러운것이 초등학교 권장도서라고 허락한 사람(?)은 어떤 정신세계를 가진겁니까? 더러워서…

    1. 이경애 님 반갑습니다.

      모든 사람들의 생각이 같을 수는 없습니다. 이경애 님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또 다양한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 거죠. 싫건 좋건 우리는 이 사회, 이 나라, 이 세계에서 나와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혐오하며 살아갈 것인지, 서로의 가치관과 삶의 방식을 존중하며 조화롭게 살아갈 것인지 역시 저마다의 선택에 달린 것이지 그 누구도 강요할 수는 없을 겁니다. 이 세상 어느 누구에게도 타인의 행복을 빼앗을 권리는 없으니까요.

      다만 나의 선택을 존중받기 위해서는 타인의 선택을 존중할 줄도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누군가를 향해 손가락질 하고 있는 나를 향해 또 다른 손가락질이 행해지고 있을 수도 있다는 걸 잊고 살진 말아야겠습니다.

  2. 안녕하세요. 젠틀하게 답변하시는 모습을 보고 감명받아 질문을 던져봅니다.
    나의 선택을 존중받기 위해서는 타인의 선택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는 점은 동의를 하지만, ‘모든’ 사람의 선택을 존중할 수는 없다고 생각이 듭니다. 갓난 아이가 입에 위험한 칼을 들이대는 선택을 부모가 존중해 주지 않고, 살인자가 누군가를 살해하는 장면을 목격한 경찰은 그 선택을 존중해 주어서는 안되며, 산모의 건강에 중대한 위험이 없는 이상, 살아있는 건강한 태아를 죽이는 선택을 존중할 수 없듯이,, ‘모든’사람의 선택을 존중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의 선택을 존중하지 않는 것은 ‘혐오’가 아니라 하나의 공동체가 지켜나온 문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홀로 남겨져있을 때 불안함, 소외감, 외로움을 느끼기에 사회를 이루어 살아갑니다. 그것을 위해 필요한게 서로간의 약속이라고 생각하며 그 약속을 지킴으로서 소속감을 느끼고 분리 감정을 벗어나고 안정감을 느낍니다. ‘모든’ 사람의 선택을 존중해 주는 것은 사회를 지탱해오던 유대감이 약해지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경애님이 동성애에 대해서 언급한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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