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깊은 곳에 있는 걸 슬그머니 털어놓을 수 있는 존재, 만나면 즐겁고 헤어지면 또 생각나는 존재, 그것이 친구 아닐까요? 그러고 보니 누군가와 친구가 된다는 건 참 신기한 일인 것 같습니다. 우리가 언제부터 알게 되었지? 그 친구랑 나랑 어떻게 친구가 되었을까? 수많은 이들 사이 우리가 친구가 되었다는 것, 곰곰이 생각해 보면 볼수록 더욱 신기하게 느껴집니다. 친구로 삼고 싶은 이가 있다면 내가 먼저 다가가 마음을 열고 이야기해 보세요. 우리 친구 하자고. 너랑 친구가 되고 싶다고.

우정을 다룬 두 권의 그림책 “모모와 토토” 그리고 “두더지의 해맞이”를 읽어보면서 생각해 볼까요? 우정의 본 모습은 무엇일지, 친구 사이 배려란 무엇일지, 좋은 친구가 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모모와 토토

모모와 토토

글/그림 김슬기 | 보림
(발행 : 2019/12/31)

모모와 토토

바나나 우유를 좋아하고 야구를 좋아하는 모모, 당근 수프를 좋아하고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토토. 좋아하는 건 다르지만 둘은 언제나 함께하는 둘도 없는 단짝 친구예요. 모모는 자기가 좋아하는 걸 모두 토토에게 주고 싶었어요. 노랑 풍선, 노랑 자동차, 노랑 모자, 노랑 우산, 노랑꽃…. 그런데 뭔가 이상해요.

모모와 토토

토토가 더 이상 모모랑 놀지 않겠다는 편지 한 장 달랑 남겨놓고는 가버렸거든요.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요? 모모는 도대체 모르겠어요. 자기가 좋아하는 걸 다 주었는데 토토는 왜 화가 난 걸까요?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모모가 좋아하는 건 바나나를 닮은 노란색으로 표현했어요. 토토가 좋아하는 건 당근 색깔 주황색으로 표현했고요. 친구를 좋아하는 마음만 앞설 뿐 모모는 아직 친구를 대하는 것에 서툴러요. 자기가 좋아하니 토토도 좋아하겠지 하는 마음일 뿐. 토토 앞에 모모가 좋아하는 노랑 물건만 가득 쌓이고 쌓입니다. 결국 모모의 선물은 토토의 얼굴마저 가리고 말았어요. ‘치!’ 결국 마음 상한 토토가 돌아서면서 남긴 말입니다.

모모와 토토

한참을 생각에 빠져있던 모모가 토토를 찾아갔어요. 너랑 안 놀 거라 말하는 토토에게 모모가 슬쩍 건넨 건 꽃 한 송이. 꽃을 보고 토토의 마음이 사르르 풀렸어요. 토토가 좋아하는 주황색 꽃이었거든요. 이제 모모는 토토의 마음을 알았어요. 좋아하는 친구의 마음을 어떻게 헤아리고 다가가야 하는지도 알게 되었어요. 수많은 노랑꽃들 사이 피어난 주황색 꽃을 알아본 건 모모도 친구의 마음을 이해하는 방법을 알았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우정이란 일방적이어선 안 돼요. 상대의 마음을 배려하고 이해할 수 있어야 하죠. 내 마음이 불편하고 싫은데도 혹시나 상대가 마음 상할까 봐 꾹꾹 누르고 억제하는 것 역시 둘의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아요. 나를 불편하게 하는 것에 대해 ‘안 돼!’ 또는 ‘싫어!’ 하고 용기 내서 말할 수 있어야 해요. 그래야 둘의 관계가 완전해질 수 있어요. 배려와 존중이 바탕이 된 관계가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모모와 토토는 갈등을 통해 서로를 배려하는 법, 친구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법을 알게 되었어요. 우정은 한 뼘 더 자랐고 서로를 아끼고 좋아하는 마음은 더욱 깊어졌을 거예요. 그렇게 아이들은 하나씩 배우고 이해하며 어제와 다른 오늘의 아이로 자라납니다.


두더지의 해맞이

두더지의 해맞이

(원제 : Mole’s Sunrise)
진 윌리스 | 그림 사라 폭스데이비스 | 옮김 홍연미 | 재능교육
(발행 : 2020/01/20)

고고한 달빛 아래 고요한 숲속 작은 집, 그 작은 집은 두더지의 집이에요. 갈밭쥐가 해돋이가 보고 싶다며 새벽부터 서두르자 두더지는 선뜻 갈밭쥐를 따라나섰어요. 두더지는 이제껏 한 번도 해돋이를 본 적이 없었거든요.

두더지의 해맞이

두 손 꼭 잡고 호수까지 가는 동안 갈밭쥐는 두더지에게 나무뿌리에 걸리지 않게 조심하라고 이야기해 주었어요. 어스름 새벽안개 자욱한 숲길 풍경이 서정적으로 느껴집니다. 다정하게 손잡고 길을 나서는 두 친구가 나누는 대화는 또 얼마나 다정한지요. 어둠 속에서 더욱 빛나는 마음입니다.

두더지의 해맞이

그렇게 두더지와 갈밭쥐가 호숫가에 도착해 보니 해돋이를 보기 위해 토끼와 청설모, 참새도 와있었어요. 나란히 통나무에 걸터앉은 친구들은 함께 해돋이를 바라보았어요.

“와, 해가 뜨고 있어! 윗부분이 보여.
달걀 프라이의 보들보들한 노른자 같아.”
갈밭쥐가 말했어요.
“내가 아침밥으로 먹는 달걀 같은 거구나.”
두더지는 생각했어요.

친구들은 눈이 잘 보이지 않는 두더지에게 시시각각 떠오르는 해돋이 광경을 친절하게 설명해 주었어요. 따끈하고 노란 달걀 프라이에 빗대어 이야기해 주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은 두더지는 자신이 먹었던 달걀 프라이를 떠올리며 행복한 상상을 이어갔어요.

두더지의 해맞이

해가 호수 위로 쑥 떠오르자 구름은 산딸기 아이스크림처럼 보입니다. 생크림을 넣고 휘휘 저은 블루베리 아이스크림 같기도 하고요. 높이 떠오르는 해는 반짝반짝 빛나는 금단추를 생각나게 해요.

“해돋이가 이런 거로구나.
나한테 해돋이를 보여 줘서 정말 고마워.
이렇게 아름다울 줄은 꿈에도 몰랐어.”

세상 무엇에도 견줄 수 없는 아름다운 해돋이를 마음으로 보게 된 두더지. 그건 다정한 친구들과 함께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어요.

이른 아침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 주거니 받거니 정답게 오가는 다정한 친구들의 이야기들이 해돋이보다 더욱 찬란하고 따스하게 느껴집니다. 우정이란 마음 가득 온기를 나누는 것 아닐까요? 두더지는 오래오래 기억할 거예요. 매일매일 해가 떠오를 때마다 그날의 아름다운 추억과 그들의 친절한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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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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