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자존감이 뚝 떨어져서 축 처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누군가 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힘이 되곤 하지만 막상 곁에서 지켜보는 사람은 애가 탈 수밖에 없습니다. 무슨 말을 해줘야 하지? 어떻게 해야 기분이 풀리고 힘을 내서 훌훌 털고 다시 힘차게 일어날까?

그럴 때 위로와 응원의 마음이 담긴 그림책 한 권 슬며시 건네주는 건 어떨까요? 이 세상에서 네가 제일 중요해! 넌 셀 수 없이 소중해! 눈치보지 말고 마음껏 달려! 언제나 널 사랑해!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림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소중한 그(녀)가 당신의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넌 중요해

넌 중요해

(원제 : You Matter)
글/그림 크리스티안 로빈슨 | 옮김 신형건 | 보물창고
(발행 : 2020/08/10)

현미경을 들여다보던 아이가 말합니다. ‘작아서 너무 작아서 잘 안 보이는 것들도 있지’라고. 작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없는 것은 아니에요. 분명 그들만의 세상에 존재하는 것. 그리고 그것만으로도 세상 모든 것은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눈으로는 볼 수 없는 현미경 속 미생물은 페이지를 넘기자 파도를 타고 헤엄치는 어류가 되었다가 육지로 나오는 양서류가 되고 공룡으로 이어집니다.

생명의 진화는 이토록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 셈이죠. 그 시작이 없었다면 지금의 우리, 지금의 나는 여기 있지 않아요. 매 순간 어떤 상황에서도 중요하지 않은 순간은 없어요. 혼자일 때라도, 무리에서 뒤처져있을 때도, 누군가와 이별을 했거나 혹은 삶의 마지막이 찾아온 순간조차도 모두 의미를 지니고 있죠. 그림책은 매 장면 ‘넌 소중하다’고 말하며 우리 마음을 포근히 안아줍니다.

넌 중요해

시공간을 뛰어넘으며 자유롭게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간결한 언어와 풍부한 그림으로 이야기를 깊고 넓게 보여주고 있어요. 거꾸로 그림책을 넘겨보며 감상해 보세요. 또 다른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세상을 보는 관점을 바꾸어 주고 우리의 시야를 확장 시켜주는 멋진 그림책 “넌 중요해”.

고양이의 가르릉 거리는 소리, 살랑이는 바람, 아침을 여는 햇살, 흐르는 물소리, 작은 새의 지저귐 모두 모두 중요해요. 언제 어느 곳에 있든 우린 모두 연결되어 있으니까요. 아주아주 오랜 옛날부터… 차분한 목소리로 이야기해 주세요. 넌 중요해라고.


로지가 달리고 싶을 때

로지가 달리고 싶을 때

(원제 : Ruusun Matka)
글/그림 마리카 마이얄라 | 옮김 따루 살미넨 | 문학동네
(발행 : 2020/05/11)

로지가 달리고 싶을 때

평생을 모형 토끼를 쫓아 트랙을 달리며 ‘2번 개’로 불리던 경주견 로지. 어느 날 로지는 달리던 속도를 멈추지 않고 그대로 달려 경기장 울타리를 뛰어 넘어갔어요. 숲속 지나 맛있는 음식 냄새가 나는 커다란 집을 지나쳐 낡은 서커스 천막 너머, 기차역을 지나고 시내 한복판을 거쳐 바다를 건너도록 계속해서 달리던 로지가 멈춘 곳은 작은 마을의 작은 공원. 그곳에서 로지는 새 친구를 만나게 됩니다. 로지는 그 친구들과 새로운 삶을 살게 되었어요. 달리고 싶을 때 달리고 친구를 기다리고 싶을 때 기다리는 삶, 나란히 다시 달리는 기쁨을 아는 삶, 맹목적으로 달리는 삶이 아닌 달리는 기쁨을 느끼는 삶을…

달리고 나면 늘 그렇듯 심장이 뜁니다.
옷이 없으니 약간 춥지만, 숨 쉬기는 훨씬 편합니다.
바람이 일자 새로운 냄새들이 코로 들어옵니다.
로지는 꼬리를 흔들고 있는 이다와 시리를 보며 말했습니다.
“우리 더 달릴까?”

일생을 아무 의미 없이 달리기만 했던 로지, 이름도 없이 그저 2번 개로만 불리던 로지. 하지만 이제 로지는 진정으로 달리는 기쁨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어요. 트랙 너머에 진짜 로지의 꿈과 삶이 있었어요. 꿈꾸지 않았다면, 용기 내어 나서지 못했다면 로지가 바로 이 순간 누리는 삶의 기쁨은 영원히 한낱 꿈이었을 거예요.


피어나다

피어나다

글/그림 장현정 | 길벗어린이
(발행 : 2020/09/25)

쏘옥 새싹처럼 땅 위로 고개를 내민 작은 매미 유충, 날개돋이할 자리를 찾아 조심스럽게 발길을 옮기는 그 몸짓이 애처롭습니다. 흔한 보호막도 없고 누구의 도움도 없고 정해진 장소도 없건만 굼실굼실 살금살금 저마다 최선을 다해 허물 벗을 자리를 찾아가는 매미 유충들. 고민 끝에 자리 잡은 곳에서 또 다른 기다림이 시작됩니다. 그렇게 마지막 힘을 다해 헌 옷을 벗고 꽃처럼 피어나는 연초록 매미들.

피어나다

나도 피어납니다.
그리고 피어나지요.
여기에서도 저기에서도

여전히 세상은 조심하고 두려워해야 할 것들로 가득하지만 매미는 피어납니다. 나뭇잎 사이, 가지 끝, 나무 기둥 위에서… 여름은 매미와 함께 피어납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짧은 환희의 순간. 매미의 울음은 그래서 더 치열하고 그래서 더 맹렬한가 봅니다.

매미의 우화 과정을 꽃이 피어나듯 아름답게 그려낸 그림책 “피어나다”. 우리 삶도 그렇게 매순간 조심스럽게 또 용감하게 피어납니다. 생명이 있는 모든 것에는 용기와 열정, 땀과 눈물이 함께하고 있어요.


당신은 셀 수 없이 소중해요

당신은 셀 수 없이 소중해요

(원제 : Alle Sammen Teller)
글/그림 크리스틴 로시프테 | 옮김 손화수 | 보림
(2020/06/17)

침대에 누워 별을 바라보고 있는 한 아이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다음 페이지에는 두 사람이 산책 중에 도란도란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페이지를 넘기면 넘길수록 계속해서 더 많은 이들이 등장해요. 페이지에 쓰여있는 숫자처럼 사람도 점점 늘어나고 이야기도 계속해서 확장되어 나갑니다. 우리 삶처럼 아무런 연결 고리가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스쳐 지나가고 다시 만나고 또 헤어지기도 해요.

꼼꼼하게 들여다보면 다양한 이야기가 그림책 속에 숨어있답니다. 엘리베이터에 함께 탔던 주황 머리 남자와 까만 머리 여자는 도서관에서 스쳐 지나갑니다. 책장을 넘기며 찾아보면 이들이 미술관에서 데이트하는 장면을 찾을 수 있어요. 훗날 두 사람은 결혼을 해요. 물론 이들은 알지 못하겠죠. 예전 어딘가에서 우연히 스쳐 지나갔다는 사실을.

당신은 셀 수 없이 소중해요

칠십오억 명이 같은 행성에 살고 있어요.
모든 사람은 저마다 하나뿐인 이야기를 가지고 있어요.
모두가 수를 세고, 모두가 셀 수 없이 소중해요. 그중의 한 명은 바로 당신이랍니다.

알게 모르게 스쳐가고 만나고 헤어지고를 반복하는 우리의 인생, 제각각 제 색깔이 담긴 칠십오억 명 소중한 인생 이야기가 그림책 속에 깨알같이 담겨있어요. 저마다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한 편의 스토리를 만들어 보세요. 아이들과 그림책을 보면서 숨은 그림 찾기, 숨은 이야기 찾기 놀이도 해보세요. 그림책 속에 내 이야기가 숨어 있을지도 몰라요. 여러분의 이야기가 숨어 있을 수도 있어요. 소중한 우리의 이야기가.


누군가 당신을 사랑해요누군가 당신을 사랑해요

(원제 : Somebody Loves You, Mr. Hatch)
에일린 스피넬리 | 그림 폴 얄로위츠 | 옮김 김영선 | 다산기획
(발행 : 2020/03/25)

누군가 당신을 사랑해요

즐거울 일도 기쁠 일도 없이 외롭게 살던 해치 씨는 밸런타인데이에 뜻밖의 선물을 받았어요. 사탕이 가득 담긴 선물 상자 안에 함께 들어었던 카드에는 이런 문구가 쓰여있었어요.

‘누군가 당신을 사랑해요.’

외톨이였던 해치 씨는 그날부터 달라졌어요. 늘 똑같은 옷만 입던 그가 매일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었고 표정도 부드러워졌어요. 만나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했고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었어요. 이웃들을 도와주고 사람들을 집으로 초대해 함께 음식을 나눠먹고 같이 어울렸죠. 사람들은 달라진 해치 씨를 좋아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어느 날 해치 씨는 우체부가 소포를 잘못 배달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날부터 해치 씨는 다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갔어요. 잘 웃지 않고 소심한 해치 씨로.

사정을 알게 된 이웃들은 이제 해치 씨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이웃들은 ‘우리 모두 해치 씨를 사랑해요’라고 쓴 현수막을 해치 씨 마당에 걸어놓고 휴일 아침 잠에서 깨어난 해치 씨를 반갑게 맞이합니다. 해치 씨는 이제 진짜 알게 되었어요. 정말로 자신을 사랑하는 이들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을.

사랑은 봄날의 햇살 같은 것, 세상에 사랑 받고 싶지 않은 이는 없어요. 사랑은 모든 것을 변하게 만듭니다. 모든 것을 깨어나게 만드는 요술이에요. 변화를 두려워했던 해치 씨 마음을 깨어나게 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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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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