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할머니

잠자는 할머니

(원제 : A Avó Adormecida)
로베르토 파르메지아니 | 그림 주앙 바즈 드 카르발류 | 옮김 이순영 | 북극곰


우리 할머니는 잠만 자요.
우리 할머니는 온종일 잠만 자요.
우리 할머니는 한 달째 온종일 잠만 자요.
긴 잠에 빠지기 전에 할머니는 좀 이상했어요.

할머니는 언제나 나를 꼭 안아 주었어요.
그런데 이제 할머니는 온종일 잠만 자요.
나는 할머니가 너무너무 그리워요.

세상에서 아이를 제일 예뻐하시던 할머니, 아이랑 제일 많이 놀아 주고, 책도 읽어 주고 이야기도 들려주던 할머니, 맛있는 음식도 만들어 주고, 장난감도 잘 사주던 할머니가 이제는 잠만 자요. 아이는 벌써 한 달도 넘게 온종일 잠만 자는 할머니가 걱정되기도 하고 외로울까봐 매일 곁에 앉아서 할머니가 가장 좋아하는 책을 읽어 드려요.

아이는 할머니가 멋진 꿈을 꾸고 계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날 왕자님이 나타나 할머니에게 입맞춤을 하면 잠에서 깨어나실 거라고 말이죠. 그러면 다시 일어나셔서 자기가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할머니의 원래 모습으로 돌아올 거라고 말이죠.

그리고 어느 날 아이는 텅빈 할머니의 침대를 내려다보며 우두커니 서 있습니다. 할머니와 아주 긴 이별을 하고 난 아이의 눈빛엔 슬픔과 그리움이 가득합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손주들 사이의 사랑은 늘 그림책의 좋은 소재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잠자는 할머니”는 할머니의 임종을 앞둔 아이가 죽음을 앞두고 오랜 잠에 빠진 할머니의 모습을 잠자는 숲 속 미녀라 상상하며 멋진 왕자님이 나타나 할머니를 깊은 잠에서 깨워주길 간절히 바라는 모습을 담아낸 그림책입니다.

할머니와의 아주 긴 이별을 조금이라도 늦추고 싶은 아이의 모습을 바라보며 인생을 살아가는 또 하나의 지혜를 배우게 됩니다. 우리가 세상을 보는 눈과 마음에 따라 슬픔 또한 아름다울 수 있음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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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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