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같은 웃음 조각들, 깊고 푸른 눈물방울들, 수많은 만남과 이별, 다양한 경험과 추억들, 감정들… ‘오늘의 나’는 셀 수 없이 많은 조각들로 이루어졌어요.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나만의 고유한 조각들로요. 그 작은 조각들이 모여 나를 이루고 세상을 이룹니다. 나는 특별해요. 나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곽민수 작가와 조미자 작가가 함께 만든 “미운 오리 새끼를 읽은 아기 오리 삼 남매”는 있는 그대로 나는 소중하고 아름다운 존재라는 사실을 재미있게 그린 그림책입니다. 꽥꽥이, 꽉꽉이, 꼭꼭이 삼 남매의 놀랍고 유쾌한 일상을 만나 보세요. 데이비드 스몰의 “이렇게 멋진 꼬리 봤어?”에서는 오랜만에 반가운 인물을 만날 수 있어요. “머리에 뿔이 났어요”의 이모겐이 또 다른 모습으로 우리를 찾아왔습니다. 스스로를 너무나 사랑하는 이모겐을 만나 맘껏 웃으며 마음을 충전해 보세요.


미운 오리 새끼를 읽은 아기 오리 삼 남매

미운 오리 새끼를 읽은 아기 오리 삼 남매

곽민수 | 그림 조미자 | 봄볕
(2021/12/06)


“미운 오리 새끼를 읽은 아기 오리 삼 남매”란 제목만 듣고도 웃음이 빵 터졌습니다. ‘미운 오리 새끼’ + ‘아기 돼지 삼 형제’의 조합에서 살짝 비켜난 아기 오리 삼 남매라는 설정이 재미있게 느껴졌어요. 거기에 오리… 얼마나 사랑스러운 존재인가요? 그냥 오리도 아니고 아기 오리라니… 그리고 그 귀여운 오리가 하나가 아닌 삼 남매라니…

엄마가 아기들만 남겨두고 집을 비우는 날, 꽥꽥이와 꽉꽉이와 꼭꼭이 삼 남매는 잘 지낼 수 있다고 자신만만하게 대답했어요.

하필이면 엄마 아빠 안 계신 날 천둥 번개가 요란하게 번쩍번쩍 우르르 쾅쾅! 무서움을 떨치기 위해 삼 남매는 책장으로 가 책 한 권을 골라왔답니다. 그날 밤 삼 남매의 마음을 사로잡은 책은 ‘미운 오리 새끼’, 책에 푹 빠진 셋은 그날 밤 백조가 되는 꿈을 꾸었어요. 그리고 다음날 신나게 소풍을 나갔답니다. 한껏 부리를 쳐들고 뒤뚱뒤뚱 걸어가는 오리 삼 남매는 백조라도 된 듯 의기양양해 보입니다.

미운 오리 새끼를 읽은 아기 오리 삼 남매

그날 연못가에서 아기 오리들은 진짜 아기 백조를 만나 자신들이 백조가 아닌 오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실망도 잠시, 고양이의 습격에 놀란 오리 삼 남매는 허둥지둥 달아납니다. 꽉꽉꽉 꼭꼭꼭 꽥꽥꽥! 그렇게 달아나다 궁지에 몰리자 셋은 온 힘을 다해 저항했어요. 고양이를 부리로 쪼고 또 쪼고… 그렇게 고양이를 쫓아버렸지요.

그 모습을 멀리서 바라본 백조들의 폭풍 칭찬에 그만 으쓱해진 아기 오리들. 돌아가는 발걸음이 위풍당당합니다. 물가에 어른거리는 자신의 그림자 따위 이제 신경 쓰지 않는 듯한 멋진 아기 오리 삼 남매.

이야기가 여기서 끝이었다면 아마도 평범한 이야기가 되었을 거예요. 남은 이야기가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 줍니다.

어떤 날은 오늘처럼 대단하다는 말을 듣겠죠.
그렇지 않은 날도 있을 거예요.

그래도 괜찮아요.

모두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오리들이니까요.

재치와 유머, 긴박함 가득한 곽민수 작가의 재미있는 글과 조미자 작가의 가볍고 경쾌한 그림들이 어우러져 읽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그림책 “미운 오리 새끼를 읽은 아기 오리 삼 남매”, 평범한 날들 속에서 내가 빛날 수 있는 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존재, 무엇으로도 대체 불가능한 존재라는 사실 때문이겠지요. 소망했던 백조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고유한 나는 나로서 의미를 가진 존재니까요.

미운 오리 새끼를 읽은 아기 오리 삼 남매

뒷면지에 개구리를 따라 달리는 다양한 아기 오리들이 등장해요. 조그만 오리, 통통한 오리, 목이 긴 오리, 다리를 다친 오리, 안경 쓴 오리… 면지에 그림으로 남긴 작가들의 메시지를 읽습니다. 수많은 오리들 중 나를 찾아봅니다.


이렇게 멋진 꼬리 봤어?

(원제 : Imogene Comes Back!)
글/그림 데이비드 스몰  | 옮김 엄혜숙 | 우리학교
(2021/11/30)

※ 2002년 소년한길에서 “머리에 뿔이 났어요”로 출간된 데이비드 스몰의 그림책은 2021년 우리학교에서 “내 머리에 뿔났어”란 제목으로 재출간되었습니다.

Imogene Comes Back!”이란 원서 제목에 웃음을 짓습니다. 원서 기준으로 전작 “머리에 뿔이 났어요”가 1985년에 초판이 나왔으니 35년 만에 다시 돌아온 이모겐입니다.

이모겐은 ‘오늘은 무슨 일이 일어날까?’
궁금해하며 잠에서 깼어요.

사슴뿔이 머리에 돋아났었던 지난 목요일, 공작 꼬리가 돋아난 금요일… 오늘은 기린처럼 기다란 목이 생겨났어요. 가족들은 오늘도 역시 몹시 놀랐지만 이모겐은 그 기다란 목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즐거운 하루를 보냅니다. 처음 커다란 뿔이 돋아났을 때 어쩔 줄 몰라 하며 당황했던 이모겐은 보이지 않아요.

이렇게 멋진 꼬리 봤어?

노먼의 잃어버린 축구공을 찾아 주고, 나무 위에 올라간 고양이를 구해 주고…

오늘은 기린으로 다음날엔 코끼리로 쉴 새 없이 변신하는 이모겐을 바라보며 가족들은 걱정에 잠겼어요. 심장 약한 엄마는 단호한 목소리로 소리를 질렀지요.

“이유가 뭐든 상관없어요.
내 아이는 짐승이나, 새나, 곤충으로 변해선 안 돼요!”

이렇게 멋진 꼬리 봤어?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이모겐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어요. 그 모습을 보고 가족 모두 기뻐하는데… 과연 데이비드 스몰이 이야기를 이렇게 싱겁게 마무리할까요? 절대 그럴 리 없겠지요. 마지막 남은 웃음 포인트를 찾아 즐겨 보세요. 작가가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는지 생각해 보면서요.

오늘도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며 자신이 살아갈 왕국을 그리고 있는 우리 아이들을 색안경 끼고 바라보는 어른은 아닐까 생각하며 반성합니다. 마지막 장면은 마치 그런 어른들에게 일침을 놓는 듯 보이네요. (뜨끔!) 역시 데이비드 스몰입니다.

아이들의 무한한 잠재력과 가능성을 재미있게 보여주는 그림책 “이렇게 멋진 꼬리 봤어?”, 무엇 때문에 큰일이야, 무엇이 있어서 안 돼가 아닌 있는 그대로 지금 이 순간을 즐기며 살아가기를. 유쾌하고 발랄한, 무한 긍정의 힘을 가진 이모겐처럼요.


같이 읽어 보세요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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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책
2023/03/30 10:50

함께 춤추고 싶어지는 그림책 한 장면입니다.^^
소장하고 싶은 그림책이 많으니 도서관이라도 낼 모양입니다^^

가온빛지기
Admin
2023/03/31 10:09
답글 to  서 책

서 책님이 연 도서관은 어떤 모습일지… 기다려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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