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
책표지 : Daum 책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 (This is not my hat)

글/그림 존 클라센, 옮긴이 서남희, 시공주니어

※ 2013년 칼데콧 메달 수상작
※ 2014년 케이트 그린어웨이상 수상작

■ 발행일 : 2014/02/01
■ 업데이트 : 2015/02/16


검은 바닷 속 하늘 색 모자를 쓴 작은 물고기의 독백으로 시작하는 그림책입니다. 그리고 그 작은 물고기의 독백은 ‘내 모자가 아닌 것을 몰래 가져왔다’는 다소 충격적인 내용이예요.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
그냥 몰래 가져온 거야.

모자를 훔쳐가는 물고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독백을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커다란 물고기는 모자를 훔쳐간줄도 모르고 쿨쿨 잠만자더라고, 아마도 오랫동안 잠에서 깨지 않을거고, 깨더라도 모자가 사라진 건 알지 못할 거라고, 게다 그 모자를 누가 훔쳐갔는지 알지 못할 거고, 어디로 갔는지도 모를거라고… 작은 물고기가 도망가려고 하는 그곳이 어딘지 작은 게 한마리가 보긴 했지만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기로 약속 했다면서 작은 물고기는 모자를 쓰고 계속 도망을 갑니다.

모자를 훔치는게 나쁘다는 건 알지만 커다란 물고기에게는 너무 작았다면서 자기한테 딱 맞는 모자라 자기가 갖겠다며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를 하는 작은 물고기……그리고 드디어 숨기로 한 물풀 숲 속에 다다른 작은 물고기…잘 해낼 줄 알았다며 안심 했지만, 줄 곧 작은 물고기 뒤를 따라 온 큰 물고기…

검은 바닷 속을 배경으로 작은 물고기의 독백형식으로 이야기를 끌어가고 그와 반대로 그림은 반대의 상황을 연출하면서 읽는 내내 긴장감을 감출 수 없게 만드는 그림책입니다.

‘커다란 물고기는 아마 오랫동안 잠에서 안 깰거야.’ 라고 생각한 것과 달리…잠에서 깬 물고기 모습,그것도 커다란 물고기가 동그랗게 눈을 번쩍 뜨는 장면은 읽는이에게 화들짝 놀라움을 안겨줍니다.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

커다란 물고기는 아마 오랫동안 잠에서 안 깰 거야.

그럼에도 모자를 훔쳐간 작은 물고기는 혼잣말을 이어갑니다. ‘아마 모자가 사라진 건 알지 못할 거야.’ 라고…하지만 작은 물고기의 생각과 달리 모자가 얹어 있던 머리 쪽을 바라보는 물고기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

아마 모자가 사라진 건 알지 못할 거야.

큰 물고기는 실눈을 뜨고 이미 모자를 훔쳐간 작은 물고기가 달아난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데, 작은 물고기의 독백은 이렇게 한가하기만 합니다.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

아마 내가 가져갔다는 건 눈치채지 못할 거야.

‘아무도 날 찾아내지 못할 거야.’ 라고 생각한 것과 달리 이미 작은 물고기 뒤를 빠짝 따라와 물풀 숲 속으로 따라 들어가는 큰 물고기, 커다란 몸을 가져서 둔할 거라 생각했던 것 과는 달리 눈치며 동작이 너무나 재빠른 것도 반전입니다.

그리고, 작은 물고기의 독백은 사라지고  마지막 세장은 그림만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

큰 물고기 머리 위에 하늘색 작은 모자! 가 마지막 장면이예요. 모자를 훔쳐간 작은 물고기의 생사에 관해서 어떤 설명도 없습니다. 큰 물고기가 자신의 모자를 다시 되찾았다는 것만 암시하는 마지막 장면으로 끝…

으스스하거나 아쉽거나 통쾌하거나…!!! 그림으로만 표현된 열린 결말입니다.

어린이 그림책에 흔하게 사용되는 환하고 알록달록한 색상이 아닌 다소 으스스함을 느끼게 해주는 검은 빛 바닷속 색상에 갈색의 커다란 물고기, 갈색 작은 물고기, 그리고 붉은 게 한마리로 배경과 등장 인물을 단순화 시켰고, 이야기 연결고리를 글과는 반대 되는 그림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는 점, 살랑 거리는 물풀과 뽀글 거리는 물거품으로 실마리를 풀어가고 있다는 점이 그림책을 읽는 이에게 긴장감을 부여하고 있어요. 특히나 물고기의 눈동자 움직임으로 이야기가 흘러가고 있다는 점도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 요소입니다. 모자를 잃어버린 큰 물고기의 눈동자, 모자를 훔친 작은 물고기 그리고 붉은게의 눈동자의 움직임에 주목해서 보시면 그림책에서 그림이 얼마나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알수 있답니다. 

존 클라센은 캐나다 세리든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공부한 후, 미국으로 건너가 애니메이션에 그림을 그리고 아트 디렉팅일을 하다 2010년 부터 그림책 작업을 시작했다고 해요.  2011년 ‘내 모자 어디 갔을까(I want my hat back)’를 첫 그림책으로 선보였는데, 그 해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올해의 그림책 Top 10’에 들면서 주목 받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모자 시리즈 2편인 ‘이건 내 모자가 아니야.’로 2013년 칼데콧상을 수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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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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