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다시 언젠가 꼭

우리 다시 언젠가 꼭

(원제: See You Someday Soon)
팻 지틀로 밀러 | 그림 이수지 | 옮김 이수지비룡소
(2022/06/03)


“우리 다시 언젠가 꼭”을 보면 어느 날의 그리움이, 애틋했던 사랑이 생각나 뭉클해집니다. 누군가를 사랑했던 마음을 다시 되새겨 보는 것만으로도 쭈글쭈글했던 마음이 팽팽해지는 것 같아요. 팻 지틀로 밀러 작가의 애틋한 마음 가득한 글을 다채롭게 구현해낸 이수지 작가, 한 권의 그림책 덕분에 마음이 온통 무지갯빛으로 가득해집니다. 몽글몽글 동실동실 내 마음 푸른 하늘로 끝없이 솟아오릅니다.

우리 다시 언젠가 꼭

온통 할머니 생각뿐입니다. 할머니와 비눗방울 후후 불며 놀던 어느 다정한 날들로, 아름다운 기억으로 가득합니다. 아이 눈 속에 비치는 할머니의 다정한 얼굴, 그리움은 눈물이 되어 흐릅니다.

지금
할머니가
보고 싶어요.

딱, 바로 지금요.

아이는 아주 멀리 떨어져 사는 할머니가 그립습니다. 할머니 마음 역시 똑같아요. 그리움을 달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 직접 가서 할머니를 만나는 것.

로켓을 타고 아니면 추진기를 메고, 투석기를 써서 하늘을 날아서 할머니를 만나러 가는 상상을 합니다. 상상만으로도 아이는 웃음이 나고 즐거워집니다. 하지만 지금은 갈 수 없어요. 학교에도 가야 하고 엄마 아빠는 일을 해야 하니까요. 현실을 생각하며 시무룩해진 아이의 얼굴, 아이는 다양한 방식으로 할머니에게 갈 상상을 하면서 할머니를 향한 그리운 마음을 보여줍니다.

‘우리 다시 언젠가 꼭!’이라고 외치는 말은 그리움을 꾹꾹 눌러 달래는 마법의 주문입니다. 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기다리는 희망 가득한 마음이며 현재를 버티면서 살아갈 수 있는 힘이지요.

우리 다시 언젠가 꼭 우리 다시 언젠가 꼭

어떻게  할머니에게 마음을 전할 수 있을지, 멀리 떨어져 있는 할머니와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지 아이의 예쁜 마음 담긴 궁리들이 그림책 속 가득 쏟아집니다. 편지 봉투 안으로 직접 들어가기도 하고 주거니 받거니 너무 졸려서 전화를 끊어야 할 때까지 이야기를 쏟아내기도 하고 화상 채팅으로 할머니와 연결이 되기도 해요.

그리움, 사랑, 서로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보여주기 위해 이수지 작가는 다양한 시도를 했어요. 페이지에 다양한 모양으로 구멍을 뚫어 다음 장에 나오는 그림과 연결하기도 하고, 또 페이지 크기를 달리해 이야기를 풍성하면서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수많은 방식으로 상상을 하고 최신의 기술로 할머니와 만나보지만 그것만으로는 그리움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아요. 할머니 바로 옆에 딱 붙어있고 할머니에게 폭 안기고 싶은 마음, 그 마음은 할머니를 직접 만나야만 해결할 수 있지요.

마지막 두 장면에 뭉클해졌어요. 한 발짝 한 발짝 할머니를 향해 달려가던 아이는 드디어 할머니를 직접 찾아갑니다. 노란 햇살 가득한 할머니네 집 창가에 아이 머리가 빼꼼 보이자 할머니네 까만 고양이 구름이가 먼저 눈치챘어요. 두 사람 사이에 은근슬쩍 끼어들어 이야기에 재미를 더하는 시크한 구름이를 그림책 곳곳에서 찾아보세요. 구름이의 눈길도 언제나 아이를 향해 있답니다.

그림책 가득한 사랑과 그리움, 그 마음이 그대로 전해지고 연결되는 그림책 “우리 다시 언젠가 꼭”, 전할 수 있는 사랑이 있고, 사랑을 전할 그리운 사람이 있어 행복합니다. 외로운 날, 흔들리는 날, 그 사랑으로 살아갑니다.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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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이지영
2022/09/02 13:18

남편과 아이와 잠실에 갔다가 잠실에있는 서점에 들렀는데 원서가 있길래 사버린책이예요~가온빛에서 보고 알고는 있었구,아들과 제가 이수지작가님 팬이기도하구요~저는 할머니와 이런 애틋한 추억은 없지만 제가 제 손주에게 이런 할머니가 되고싶다…그런꿈을 갖게 해준 책이거든요~손주가 반가워 의자가 뒤로 넘어가고, 차가 쏟아진지도 모른채 버선발로 손주를 맞는 장면이 가슴저리게 뭉클했어요~ 내아이의 아이는 어떤모습일까….제게는 나도 이런할머니고 싶다 꿈꾸게하는책이었어요.할머니모습이 어딘가 모르게 이수지작가님을 닮은거같았어요 이수지작가님도 본인의 할머니의 모습을 꿈꾼게 아닐까? 그런생각이 들었어요~^^요리조리 종이의 물성을 이용한 멋진책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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