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면 ‘치유(治癒)’는 ‘치료하여 병을 낫게 함’, ‘치료(治療)’는 ‘병이나 상처 따위를 잘 다스려 낫게 함’이라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뜻이 거의 같다면 두 단어는 과연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요? ‘치유’의 ‘유(癒)’는 ‘병 나을 유’, ‘치료’의 ‘료(療)’는 ‘고칠 료’로 한자에서 그 차이를 유추해 보자면 ‘치료’는 고치는 행위에, ‘치유’는 고치고 낫는 과정에 방점이 찍히는 듯합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두 단어를 자연스레 구분해서 쓰고 있기도 하죠. 신체적인 질병을 고칠 때는 ‘치료’를, 마음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안정을 되찾는 과정은 ‘치유’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림책은 아이들이 보는 책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연령층으로 독자의 폭을 확장시킨지는 이미 오래 되었고, 그림책을 활용한 성인 대상 힐링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고 활발하게 열리고 있습니다. 가온빛만 하더라도 <그림책, 나를 만나는 시간>을 통해서 나, 가족, 꿈, 인생 등의 주제를 다룬 그림책을 함께 읽고 다양한 사람들과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프로그램을 운영했었습니다. 현재 매월 진행하고 있는 <가온빛 북클럽> 역시 그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의 한 장면

그림책에서 정말 치유의 힘이 있을지 궁금하다면 지금 옆에 있는 누군가에게 그림책을 소리 내어 읽어줘 보세요. 지금 곁에 있는 이에게 소리 내어 읽어달라고 해도 좋고요. 애도 아니고 무슨 책을 읽어주냐고요? <가온빛 북클럽> 운영하며 느낀 건데 참가자들이 가장 먼저 힐링하는 순간은 바로 내가 누군가를 위해 소리 내어 그림책을 읽어주면서, 누군가 나를 위해 그림책을 읽어주는 소리를 들으면서입니다. 눈으로는 그림을 따라가고 귀로는 읽어주는 소리를 들으며 내용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우리 마음에 어떤 작용이 일어나는 듯합니다.

그동안 ‘치유’라는 태그를 달아 두었던 그림책들 중에서 가온빛 내 조회 수 순으로 스물한 권을 정리했습니다. ‘치유 그림책 21권’입니다. 소중한 이에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책 읽어 주는 하루, 나 자신을 위해 크게 소리 내어 그림책 읽는 하루, 그래서 우리 모두 치유받는 하루 되길 바랍니다.

내 마음
『내 마음』의 한 장면

치유 그림책 21권

  1. 눈물바다 / 서현 / 사계절 / 2009
  2. 나는 강물처럼 말해요 / 시드니 스미스, 조던 스콧 / 책읽는곰 / 2021
  3. 쓰담쓰담 / 전금하 / 사계절 / 2019
  4. 어느 우울한 날 마이클이 찾아왔다 / 전미화 / 웅진주니어 / 2017
  5. 내 안에 내가 있다 / 키티 크라우더, 알렉스 쿠소 / 바람의아이들 / 2020
  6. 내 마음 / 리처드 존스, 리비 월든 / 트리앤북 / 2019
  7. 어떤 약속 / 마리 도를레앙 / 재능교육 / 2019
  8. 코끼리에게 필요한 것은? / 발레리오 비달리, 나딘 로베르 / 달리 / 2019
  9. 아무도 사랑 안 해 / 김유강 / 오올 / 2021
  10. 물고기가 댕댕댕 / 유미정 / 웅진주니어 / 2021
  11. 풀이 나다 / 한나 / 딸기책방 / 2020
  12. 두 발을 담그고 / 조미자 / 핑거 / 2020
  13. 이렇게 같이 살지 / 김윤경 / 향출판사 / 2021
  14. 모두 가 버리고 / 에바 린드스트룀 / 단추 / 2021
  15. 나는 보이지 않아요 / 리 쇠데르베리, 안나 플라트 / 씨드북 / 2018
  16. 네가 분수가 된 것처럼 펑펑 울어 버린다면 / 노에미 볼라 / 웅진주니어 / 2022
  17. 구름보다 태양 / 코리나 루켄, 마시 캠벨 / 위즈덤하우스 / 2022
  18. 산이 웃었다 / 사라 도나티 / 책빛 / 2022
  19. 나의 오두막 / 로이크 프루아사르 / 봄볕 / 2022
  20. 어두운 겨울밤에 / 플로라 맥도넬 / 봄볕 / 2023
  21. 가브리엘 / 쥘리에뜨 라그랑주, 마일리스 도프레슨 / 바이키슬 / 2022
가브리엘
『가브리엘』의 한 장면

여러분만의 치유 그림책을 골라보세요. 필요할 때 쓱 꺼내 읽을 그림책 열 권 정도 있다면 든든할 듯합니다. 목록 완성되면 가온빛에도 공유해 주시는 것 잊지 마시고요.

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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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알도
2023/11/06 10:54

멋진 추천 감사합니다. 리스트에서 못본 책들 주말에 도서관에 가서 찾아봐 읽어봐야겠어요!

이 선주
Editor
2023/11/06 22:06

주말 행복한 도서관 나들이 되세요, 알쏭달쏭 알도님!

김은희
김은희
2023/11/11 14:41

저는 무릎딱지요… 아이들보다 제가 더 좋아해요…열 번 넘게 읽었는데 표지를 보면 아직도 가슴이 흐려집니다

가온빛지기
Admin
2023/11/13 09:33
답글 to  김은희

『무릎 딱지』 참 좋죠! 김은희님 좋은 그림책 추천 감사합니다!
아직 못 읽어본 분은 비슷한 느낌의 『보고싶은 엄마』와 함께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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