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온빛 추천 : 2015년 7월 서점에서 만난 그림책

서점에서 만난 그림책

요즘 새로 나오는 그림책들을 보면 주제나 소재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대상도 아이들에서 벗어나 모든 연령대가 함께 읽을 수 있거나, 아예 어른들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그림책들도 적잖게 보입니다.

요즘 ‘가성비가 좋다’는 말을 많이들 쓰는데 책을 읽는 데 드는 시간도 결국엔 비용이니 단시간에 완독이 가능하면서도 받는 감동은 결코 작지 않은 그림책이야말로 가성비가 좋은 책 아닐까 싶습니다. 아마도 휴가철에 다양한 연령대를 겨냥한 좋은 그림책들이 나오는 현상도 그림책의 가성비로 설명되지 않나 생각되기도 합니다.

좋은 그림책이 많이 출간되어서 2015년 7월 서점에서 만난 그림책 다섯 권 고르는 데 애를 많이 먹었습니다. 매월 새로 나온 그림책들 중에서 다섯 권을 골라 ‘서점에서 만난 그림책’으로 소개하지만 다섯 권을 고르기 위해 후보에 올랐던 ‘그 외에 주목할만한 그림책들’‘번외’로 소개하는 그림책들도 이번 달 만큼은 놓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2015년 7월 서점에서 만난 그림책

※ 순서는 ‘가나다’ 순이며 평점이나 순위와 무관합니다.


2015년 7월 서점에서 만난 그림책 - 곧 이 방으로 사자가 들어올 거야
책표지 : 정글짐북스
곧 이 방으로 사자가 들어올 거야

(원제 : La Chambre du Lion)
글/그림
아드리앵 파를랑주 | 옮김 박선주 | 정글짐북스

(추천연령 : 6세 이상 | 쪽수 : 33 | 출간일 : 2015/07/20)

“곧 이 방으로 사자가 들어올 거야”란 제목과 표지 그림만 보고 이 그림책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 분 계신가요? 곧 사자가 들어올 거라는 말만으로도 표지 그림 속 두 소년과 새들은 잔뜩 겁을 집어 먹은 듯 합니다. 도대체 이 방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건지 궁금하신 분들은 지금 바로 책장을 넘겨 보세요.

그림책 속에서 이불을 뒤집어 쓴 채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자는 바로 우리 아이들의 모습입니다. “곧 이 방으로 사자가 들어올 거야”는 우리 아이들이 잠자리에서 느끼는 불안과 공포의 실체를 사자를 통해서 보여줌으로써 아이들을 편안하게 꿈나라로 인도해주는 매력적인 잠자리 그림책입니다.

또, 최대한 단순화 시킨 방이라는 공간을 배경으로 아이들과 동물들이 동일한 행동을 반복해서 보여줌으로써 아이들을 활짝 웃게 해주고 그 웃음 속에서 두려움의 실체와 진정한 용기에 대해서 아이들 스스로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그림책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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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서점에서 만난 그림책 - 멋진 화요일
책표지 : 노란상상
멋진 화요일

(원제 : Nádherné Úterý)
글/그림 데이지 므라즈코바 | 옮김 김경옥 | 노란상상

(추천연령 : 8세 이상 | 쪽수 : 48 | 출간일 : 2015/07/23)

아침이 밝아오자 화요일은 세상이 잘 돌아가는지 살펴보러 나갔다가 슬픈 얼굴로 공원에 앉아 있는 한 할머니를 만나게 됩니다. 기억을 잃어가고 있는 할머니는 어린 시절 잃어버린 인형 때문에 슬픔에 빠져 있었어요. 화요일은 할머니가 잃어버린 인형이 작은 연결고리가 되어 사람들의 마음을 어떻게 바꾸어주었는지를 할머니에게 들려줍니다.

화요일의 이야기를 들은 할머니는 자신이 잃어버린 인형이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켰다는 이야기에 감동을 받습니다. 마음 한구석에 오랜 시간 자리잡고 있던 잃어버린 인형에 대한 슬픔은 화요일이 들려준 이야기로 인해 기쁨으로 바뀐 셈이죠.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화요일의 이야기는 나와 이웃, 온 세상이 모두 연결되어 있으며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며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줍니다.

화요일이 들려준 인생의 의미는 바로 우리에게 주어진 매일 매일의 일상이 우리 삶의 가장 멋진 날이라는 사실 아닐까요? 우리 아이들이 이 책을 보며 우연과 필연이 씨실과 날실처럼 엮여가며 자아내는 우리네 인생의 비밀을 과연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지 문득 궁금해지는 그림책 “멋진 화요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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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서점에서 만난 그림책 - 수박 수영장
책표지 : 창비
수박 수영장

글/그림 안녕달 | 창비

(추천연령 : 5세 이상 | 쪽수 : 60 | 출간일 : 2015/07/27)

여름하면 무엇보다 제일 먼저 생각나는 과일 수박을 소재로 여름을 즐겁게 그려낸 그림책입니다. 한적한 시골 마을, 해마다 여름이 돌아와 수박이 다 익으면 수박 수영장을 개장합니다. 커다란 수박 하나가 쩍 갈라지고 나자 마을 사람 모두가 즐기며 놀 수 있는 수영장으로 변신합니다. 수박 껍질로 미끄럼틀도 만들고 수박 살을 파내어 몸을 담그고 즐기기도 합니다. 철퍽철퍽, 서걱서걱 소리가 나는 수박 수영장은 누구나 즐기며 한여름 뙤약볕을 피해 즐겁게 놀 수 있는 곳입니다.

색연필로 그려진 그림이 주는 따뜻함과 정겨움이 잘 살아있는 “수박 수영장”은 기발하고 유쾌한 상상력이 즐거움을 안겨주는 그림책입니다. 수박 수영장을 읽고나면 수박 화채해 먹을 때마다 수박 수영장 놀이를 하게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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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7월 서점에서 만난 그림책 - 시작 다음
책표지 : 한솔수북
시작 다음

(원제 : Avant Après)
그림 안느-마르고 램스타인, 마티아스 아르귀 | 한솔수북

(추천연령 : 6세 이상 | 쪽수 : 176 | 출간일 : 2015/06/29)

2015 가온빛 BEST 101 선정작

“시작 다음”은 176쪽이나 되는 두툼한 책입니다. 시간의 흐름, 자연의 변화, 그리고 과학이 발전하고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변해가는 모습을 아름다운 그림들로 담아낸 글 없는 그림책입니다.

밤이 지나고 아침이 밝아 오고, 꽃봉오리가 활짝 터지며 예쁜 꽃을 피우고, 어머니의 정성스런 뜨개질은 한겨울 눈밭에서 신나게 뒹구는 아이를 포근하게 감싸줍니다. 어떤 그림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자연의 변화를 보여주기도 하고, 또 어떤 그림은 누군가의 작은 행동이 세상에 가져다주는 변화들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아이들에겐 재미난 볼거리를, 어른들에겐 이런저런 생각거리를 건네주는 그림책 아닌가 싶습니다. 보는 이의 상상과 생각의 물꼬를 터주는 그림책 “시작 다음”, 온 가족이 모여 오손도손 이야기 나누며, 사랑하는 연인과 커피숍에 나란히 앉아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함께 읽어 보길 꼭 권해주고 싶은 그림책입니다.


2015년 7월 서점에서 만난 그림책 - 아주 특별한 배달
책표지 : 국민서관
아주 특별한 배달

(원제 : Special Delivery)
필립 C. 스테드 | 그림 매튜 코델 | 옮김 이수란 | 국민서관

(추천연령 : 6세 이상 | 쪽수 : 48 | 출간일 : 2015/06/29)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을 통해 아모스 할아버지와 동물간의 따뜻한 우정을 선보인 작가 필립 C. 스테드가 이번엔 가족의 소중함이 담긴 이야기로 찾아왔습니다.

가족과 멀리 떨어져 사는 고모에게 친구가 되어줄 코끼리를 선물하려던 꼬마 아가씨 세이디. 하지만 코끼리를 우편으로 보내려면 우표를 어마어마하게 많이 붙여야만 한다는군요. 비행기에 태워 보내려고 했지만 그것마저 쉽지 않게 되자 세이디는 자기가 직접 고모에게 코끼리를 데려다 주기로 결심합니다.

사랑하는 고모를 위해 기꺼이 길을 나서는 꼬마 아가씨 세이디의 모습, 험한 여정을 헤치고 드디어 상봉하게 되는 고모와 조카의 따스한 포옹에서 가족의 깊은 유대감을 느끼게 해 주는 그림책 “아주 특별한 배달”, 고모네 도착하기까지 세이디의 좌충우돌 아기자기한 모험은 우리 아이들을 위한 또 하나의 선물입니다.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로 칼데콧 메달 수상과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 선정의 기쁨을 누렸던 필립 C. 스테드에게 또 한번의 칼데콧 메달을 안겨줄지도 모를 멋진 그림책 “아주 특별한 배달”과 함께 아주 특별한 여행을 떠나 보세요!

“아주 특별한 배달” 리뷰 보기


※ 그 외에 주목할만한 그림책들

※ 번외
  • 도시에 사는 우리 할머니 : 2015년 칼데콧상 명예상을 수상한 그림책입니다. 할머니가 사시는 도시에 놀러 간 꼬마. 하지만 시끌벅적한 도시가 꼬마에게는 낯설기만 합니다. 그런 손자를 위해 할머니는 빨간 망토를 선물합니다. 그리고 꼬마는 할머니의 빨간 망토 덕분에 도시의 생명력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세대간의 소통, 가족의 사랑과 유대감이 우리 삶을 얼마나 윤택하게 만드는지를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 돼지 루퍼스, 바다에 가다 : “돼지 루퍼스, 학교에 가다” 기억하시나요? 책 읽기를 배우고 싶은 꼬마 돼지 루퍼스가 우여곡절 끝에 교장 선생님께 입학 허락을 받게 되는 과정을 재미나게 그린 그림책이었죠. 이번엔 돼지 루퍼스가 방학을 맞아 해적선에 승선을 요청합니다. 과연 루퍼스는 해적들과 함께 신나는 모험을 할 수 있을까요?
  • 밀양 큰할매 :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 투쟁을 해 온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이야기들을 통해 사회적 문제를 아이들이 아무런 왜곡 없이 제대로 인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그림책입니다. 우리 사회에 내재된 불평등과 불균형에 대한 문제를 담고 있어 아이들뿐만 아니라 초중고생들에게도 좋은 읽을 거리라 생각됩니다. “위험한 핵 발전소를 어른들은 왜 짓는지 모르겠다. 전기 더 아껴 쓰고 핵 발전소 그만 지으면 안 되나? 그럼 우리 큰할매도 산에서 내려올 텐데”라는 아이의 독백과 마지막 장면의 방패를 들고 선 채 손에 내려 앉은 민들레 홀씨를 바라 보며 미소 짓는 전경의 그림이 인상적인 그림책입니다.
  • 생명을 품은 바다 이야기 : 지구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바다, 그 바다의 신비함과 무한한 생명력을 환상적인 그림과 쥘 베른, 괴테, 월트 휘트먼 등 바다를 사랑한 작가들의 감성으로 담아낸 그림책입니다. 끝 없는 생명을 품고 있는 바다, 또 하나의 작은 우주 바다를 생생하게 그려낸 아름다운 그림이 매우 인상적입니다.
  • 세상을 돌고 도는 놀라운 물의 여행 : 지구의 70%가 바다인 것처럼 우리 몸도 60%는 물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우리 삶과 뗄레야 뗄 수 없는 물이 어떻게 생겨나고, 우리 몸에서 시작해 강과 바다로, 다시 우리 몸으로 돌아오기까지의 순환 과정을 아기자기한 플랩과 팝업으로 표현해낸 그림책입니다.
  • 악기가 된 호랑이 : ‘어(敔)’라는 우리 전통 악기 들어 보셨나요? ‘종묘제례악’과 같은 의식 음악에 사용되는데 음악의 끝을 알리는 악기라고 해요. 그런데 이 악기는 호랑이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악기과 된 호랑이”는 바로 이 ‘어’라는 악기를 모티브로 만들어낸 나만의 꿈을 좇는 열정과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입니다.
  • 제주 해녀 간난이 : 일제 식민지 시대에 제주에서 태어난 한 여자 아이 간난이. 어머니를 도와 열세 살부터 물질을 배우기 시작한 간난이가 어엿한 해녀로 성장하고 살아가며 겪는 삶의 풍상을 통해 제주 해녀의 삶과 우리 근현대사를 비춰 볼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제주 출신의 소설가와 화가가 쓰고 그린 “재주 해녀 간난이”는 투박한 제주의 바람과 파도,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온 해녀들의 삶이 느껴지는 그림책입니다.
  • 콩 풋콩 콩나물 : 옆집 할아버지에게서 콩 10알씩 나눠 받은 일남이, 꽃남이, 이남이 삼형제의 콩 기르기를 통해 콩의 한살이를 배울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사실 저도 이 그림책 읽고 처음 알았습니다. 콩 하나로 밭에 심기도 하고 콩나물도 기른다는 걸…… 지난 45년간 밭에 심는 콩과 콩나물 기르는 콩은 따로 있는 줄 알았거든요. ^^ 콩 농사 짓기와 콩 요리법 등 콩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 놓치지 마세요!

가온빛지기

그림책 놀이 매거진 가온빛 에디터('에디터'라 쓰고 '궂은 일(?) 담당'이라고 읽습니다. -.- ) | 가온빛 웹사이트 개발, 운영, 컨텐츠 편집, 테마 및 기획 기사 등을 맡고 있습니다. | editor@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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