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레오 갈릴레이 - 별 세계의 전령
책표지 : Daum 책
갈릴레오 갈릴레이 (원제 : Starry Messenger : Galileo Galilei)

글/그림 피터 시스 | 옮김 백상현 | 시공주니어

※ 1997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피터 시스의 그림책은 다른 책들과 구별되는 그만의 독특함이 있습니다. 정보와 그림을 함께 담은 인포그래픽을 보는듯한 느낌, 아이가 재미있어 하면서 지식도 부쩍 자랄 것만 같은 느낌의 그림책이죠. 어린 아이들도 쉽게 볼 수 있는 “마들렌카“에서부터 그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장벽“에 이르기까지 피터 시스는 이런 표현 방법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왕 말이 나온 김에 오늘의 그림책 이야기 시작하기에 앞서 인포그래픽 형태로 재미와 지식을 담아낸 피터 시스의 그림책들 간단히 정리해 볼까요?

우선 위인들의 이야기를 다룬 인물 그림책들을 많이 만들었는데 그 시작은 콜럼버스의 이야기입니다.(괄호 안의 연도는 한글판이 아닌 원본 초판 발행 연도입니다.)

이 중에서 “생명의 나무”가 인포그래픽 형태로 정보를 담아낸 그의 그림책의 결정판이라 생각되고, 어린 아이들도 어려워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건(절판된 것은 제외하고) 가장 최신작인 “하늘을 나는 어린 왕자”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아낸 “티베트“(1998)와 “장벽“(2007)이 있습니다. “티베트”에서는 신비에 감싸인 티베트에 대한 역사와 문화를 작가의 아버지의 이야기를 통해 들려 주고 있고, “장벽”은 작가의 성장 과정을 통해 체코슬로바키아의 근대사에 비춰진 냉전 시대의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대립을 엿볼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참고로 “티베트”는 1999년에, “장벽”은 2008년에 각각 칼데콧 명예상을 받았습니다.

단순히 위인들의 에피소드를 나열하는 식이 아니라 위인의 삶과 그의 업적을 그 시대의 문화적 아이콘들이 담긴 그림 속에 녹여내 한 눈에 쏙 들어오게 보여주는 피터 시스의 그림책들은 그의 깊은 통찰력과 뛰어난 예술적 재능이 있기에 가능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서론이 좀 장황했는데요, 이제 오늘의 그림책 이야기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피터 시스의 “갈릴레오 갈릴레이 : 별 세계의 전령”입니다.

영문판의 제목과 부제가 한글판에서는 뒤바뀌었습니다. 원제는 ‘Starry Messenger : Galileo Galilei’ 입니다. 참고로 ‘Starry Messenger’란 제목은 갈릴레이 갈릴레오가 자신이 직접 제작한 천체 망원경으로 발견한 천문학적 발견들을 저술한 책 ‘Starry Messenger(별 세계의 전령, 1610)’의 제목에서 따온겁니다.

엄마 아빠들은 이미 잘 알고 있는 바로 그 내용입니다. 기존의 천동설을 뒤집고 지동설을 주장했던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당시 사회의 주도권을 쥐고 있던 종교의 권위에 눌려 자신이 발견한 천문학적 발견을 덮고 침묵을 지킬 수 밖에 없었던 이야기, 그런데 이걸 엄마 아빠가 아이에게 말로 설명하자면 참 힘들죠. 하지만 피터 시스는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태어나서 어떤 재능을 키우며 성장하는지, 어떻게 지동설에 대한 천문학적 발견과 지식을 발전시켜 나가는지를 이해하기 쉽게 보여 줍니다. 종교 재판의 압력을 받으며 그가 겪은 갈등까지도 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을만큼 말이죠.

갈릴레오 갈릴레이 - 별 세계의 전령
프톨레마이오스의 우주관(천동설)

그림책은 갈릴레오 갈릴레이 이전까지 믿어왔던 천동설에 대한 이해를 위한 그림으로 시작됩니다. 당시엔 신이 창조해 낸 지구를 중심으로 지구는 움직이지 않고 태양과 달 등의 별들이 움직이는 것이라고 믿었었죠.

갈릴레오 갈릴레이 - 별 세계의 전령
코페르니쿠스의 우주관(지동설)

천동설을 의심하고 지동설을 생각한 건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코페르니쿠스는 하늘의 별을 관찰하며 태양을 중심으로 지구와 달 등의 행성들이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다는 기록을 해뒀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가설을 발표하지는 않았습니다. 종교 재판이 무서웠고, 당시의 기술력으로는 자신의 가설을 입증해 내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 - 별 세계의 전령

이탈리아의 피사라는 곳에서 눈빛이 별처럼 반짝이는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다른 아이들보다 호기심이 많았고 언제나 별에 대해 생각했던 이 아이가 바로 갈릴레오 갈릴레이입니다. 다양한 연구와 발견, 발명들로 기존의 잘못되었던 과학 이론들을 바로 잡으면서 세상의 주목을 받던 그는 자신이 직접 제작한 망원경으로 하늘의 별들을 관측하고 발견한 것들을 모아 ‘별 세계의 전령’이라는 책을 펴냈습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위 그림은 ‘별 세계의 전령’에 들어 있는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직접 관측해서 그린 달의 표면 스케치라고 해요. 그림책 속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달을 관측하는 장면의 그림과 많이 비슷하죠? 그림 하나도 예사로 그리는 법 없이 철저히 고증한 흔적을 보며 피터 시스가 얼마나 많은 연구와 정성을 들여 그림책을 만들어내는지 느껴지네요.

오랜 관찰과 연구 끝에 마침내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태양이 아니라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확신하게 됩니다.

“나는 태양이 하늘의 중심에 위치해 있고, 움직이지 않으며, 대신 지구가 자전축을 중심으로 자전하면서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다고 생각한다”

갈릴레오 갈릴레이 - 별 세계의 전령

그의 명성이 점점 높아지고,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는 그의 이론이 많은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기 시작하자 교회는 불안해졌습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교회와 신에 도전하는 것이라 여기게 되었고 결국 그는 교황 앞으로 불려 가게 됩니다. 위 그림엔 종교 재판에 끌려 간 갈릴레오의 심정이 잘 드러나 있습니다. 당시 종교 재판이 얼마나 무시무시했었는지도 함께 보여 주면서 말이죠.

결국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유죄 판결을 받게 되고죽을 때까지 집 안에 갇혀 감시를 받으며 살아야 했습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 - 별 세계의 전령

하지만 갈릴레오는 여전히 별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그 어느 누구도, 하늘과 우주의 신비에 대해 생각하는 갈릴레오를 막을 수 없었습니다. 갈릴레오가 장님이 된 뒤에도, 심지어 죽는 날까지도, 아무도 갈릴레오의 생각이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것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덕분에 갈릴레오의 생각은 지금까지 살아남았습니다.

이제 막 글 읽는 재미가 들기 시작한 아이들에게는 아주 좋은 읽을 꺼리가 될 겁니다. 그림책 속 문장들은 뱅글뱅글 돌며 배치되기도 하고, 때로는 종으로, 때로는 횡으로 놓여 있어서 그림책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읽는 재미가 쏠쏠하거든요.

그리고,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과 호기심으로 가득한 친구들에겐 그림책에 나오는 다양한 키워드들을 백과사전이나 인터넷을 통해 좀 더 자세히 찾아 보며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킬 수 있는 인덱스 역할을 해 주기에 충분한 그림책입니다.

그림책을 다 보고나면 아이들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보고 느낀 내용들을 정리해 보게 해 주는 것도 좋은 교육이 될 듯 합니다. 마인드맵 형태건 인포그래픽 형태건 아이가 부담 없이 자유롭게 정리할 수 있게 지도해 줘 보세요~ 미래의 갈릴레오 갈릴레이, 미래의 피터 시스를 위해서 말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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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고릴라

Mr. 고릴라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 덕분에 그림책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앤서니 브라운은 아닙니다. ^^ 이제 곧 여섯 살이 될 딸아이와 막 한 돌 지난 아들놈을 둔 만으로 30대 아빠입니다 ^^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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